'블루투스'(Bluetooth)가 차세대 무선이동통신 기술표준으로 등장할 전망이다.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막을 내린 '세빗(CeBit) 2001'에서 주요 전시품목으로 설정된 블루투스는 근거리 무선통신망 기술의 차세대 대표주자. 가정이나 사무실 등의 휴대폰, 휴대정보단말기(PDA), 노트북PC, 디지털카메라, 휴대형 게임기, 휴대형 MP3 등 정보통신기기는 물론 냉장고, 오디오 등 가전제품까지 무선으로 연결시키는 기술이다.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은 TV리모컨과 같은 개념에서 출발, 정보기기 간 데이터를 무선으로 손쉽게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 전송속도, 거리, 모듈크기 등을 표준화했다. 따라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각종 기기의 전선을 추방한다는 것이 특징. 이 중 블루투스는 적외선 통신기술(IrDA), 무선LAN, 홈RF(Radio Frequency) 등 다른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에 비해 많은 장점을 지녔다. 이에 따라 거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블루투스를 표준적 기술로 채택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블루투스에 의해 퇴출 위협을 받고 있는 적외선 통신기술은 전송속도가 빠르고 다른 신호에 의한 전파간섭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장애물 투과성이 약하고 기기간 전송각도를 정확히 맞춰야하는 단점이 있다. 무선LAN 역시 전력소모가 많고 전파간섭에 약하다. 홈RF는 전송이 불안정하고 전력 소모량이 많아 휴대기기에 적용하기 어렵다. 반면 블루투스는 전력 소비가 적은데다 고속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며 데이터 전송시 보안이 보장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무선 면허가 필요없는 2.4GHz를 사용, 1Mbps 전송속도로 10m 이내에서 무선접속이 이뤄지며 앞으로 10Mbps, 100m 이내로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하지만 송.수신 모듈 가격을 낮춰야 하고 개인데이터 보안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 93년 선보인 적외선 통신기술을 추방할 것으로 보이는 블루투스는 98년 휴대폰 제조업체인 에릭슨과 노키아를 비롯,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정보통신 업체들이 합동으로 개발했다. 이들 업체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야심찬 이름을 붙였다. 블루투스. 블루투스는 10세기 덴마크의 바이킹 왕으로 스칸디나비아를 통일한 해럴드 블라탄트의 별명. 블루베리를 워낙 좋아해 항상 이가 파랗게 물들어있던 그는 적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10세기의 블루투스가 쾌도난마식으로 혼란을 평정했듯이 21세기의 블루투스는 각종 전기.전자기기의 난마같이 얽힌 선을 정리해 근거리 무선통신의 왕자가 되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블루투스가 펼칠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통신기술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을 또한번 놀라게 할 것이다. 휴대전화를 켠 채 귀가하면 집안의 컴퓨터, 전화, 게임기, 가전제품 등이 가장 최근의 정보, 데이터 및 명령에 따라 저절로 맞춰지고 사무실이나 회의실의 브리핑 내용이 무선으로 회의 참석자 각자의 노트북 화면과 대형 스크린에 동시에 뜬다. 무선 키보드로 PC에서 작업한 다음 무선으로 데이터를 프린터로 보내 바로 인쇄할 수도 있다.
지난 99년 블루투스 1세대 제품이 선보인 후 유럽과 미국, 일본 업체들은 내년부터 펼쳐질 블루투스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무서운 속도경쟁에 들어갔다. 국내서도 제노콤, 하스텟 등 전문업체들과 삼성, LG 등 대기업이 칩세트, 소프트웨어 안테나, 모듈과 어댑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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