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원 '산고만록'아들이 번역

대구향교안에 홍도학원을 설립해서 경전을 강의하고, 한문을 읽으며 후진을 양성해온 유학자 겸 한학자 소원 이수락(88)씨가 평생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독본으로 썼던 '산고만록'(散稿言曼錄, 자연사랑 펴냄)을 넷째 아들 이대재(58, 삼보지질 주식회사 대표)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지역의 큰한학자이자 유학자인 소원선생이 일상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쓴 시, 편지, 제문, 발문, 상량문, 비문, 유사 등을 오늘날 글로 번역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밑바탕에 흐르는 한문 문화의 멋과 우리 글의 맛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게 됐다. 수록된 시 가운데 상파(上巴=삼월삼진)의 한대목-.

춘광방염일광청(春光方艶日光淸, 봄경치 아름답고 햇빛이 따사로워)

만유군생각득정(萬有群生各得情, 온갖 풀나무들이 생기가 도는구나)

연자신귀전하어(燕子新歸傳賀語, 제비가 돌아와서 봄소식을 전해주고…이하 생략)세월의 흐름을 묻어나는 소박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한시로 표현한 시 108수를 포함해서 수록된 글들이 모두 웅변으로 큰소리로 말하지 않고 흥겹고 소박한 노래로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한글전용정책으로 수많은 우리 역사와 문화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 한문 고전이나 문집이 도서관이나 가문등에서 사장되고 있습니다. 우리 선현과 조상이 남긴 문화 유산을 대중에게 알리는 통로로 아버님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이순을 앞두고 아버님의 한문시등을 번역해낸 아들 이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직원들에게 명심보감등을 통해 올바른 인생을 역설해왔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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