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나무 벌목 어떻게 할 것인가

참나무(상수리)가 버섯재배용 자목(資木.바탕목)으로 사용되면서 매년 많은 양이 벌목되고 있다. 다른 나무들은 경제성을 잃어 벌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지금은 '벌목'이라고 하면 참나무를 의미할 정도까지 됐다. 그러나 벌목 방식 때문에 환경론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참나무 벌목 상황=경북도에 따르면 작년 도내 참나무 벌목량은 5만5천605㎥(2천여ha분)로, 전체 활엽수 면적의 1%에 가까웠다. 또 모든 나무를 합친 전체 벌목량의 74%를 차지했다. 경산 지역 경우 연간 20ha 정도의 참나무가 벌목되고 있다.베어진 참나무의 90% 정도는 표고버섯 자목으로 사용되고 있다. 자목으로 쓸 경우 참나무는 가치가 다른 용도 때보다 3배나 증가하는 측면도 있어, 산림 당국은 임산물 소득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참나무 벌목을 적극 장려하고 있을 정도이다. 때문에 공원 등 제한구역이 아니면 벌목 허가를 거의 해 주고 있다.

참나무 벌목에는 또 다른 나무와 달리 대체 조림을 안해도 되는 이점도 있다. 새 묘목을 안심어도 된다는 얘기. 그것은 참나무가 '맹아 갱신'이라 해서, 스스로 싹을 내 다시 크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일반 나무들의 벌채 때 벌채자가 내야 하는 대체조림비 부담도 훨씬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좋은 것이다.

◇벌채 방식의 문제=그러나 참나무 벌채는 거의가 사이사이 베어 내는 간벌 형태가 아니라 완전히 베어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산시 용성면 일대 야산의 경우 작년에 5ha의 참나무가 개벌(한꺼번에 벌목)됨으로써 산이 뻐끔할 정도로 경관 훼손이 심각하다.

영양 지역에서는 아예 참나무를 마구 베어 쓰는 일이 자주 발생, 경찰은 지난달 26일 수비면 신암리 국유림내 참나무 등을 10여 차례에 걸쳐 30여t 베어 판 혐의로 김모(35.수비면 신암리)씨를 입건했다. 24일에도 석보면 화매리의 참나무 500여 그루를 표고버섯 원목으로 쓰기 위해 벌목한 이 동네 김모(37)씨를 구속했었다.그러나 허가 관서에서는 대체로 개벌을 허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간벌하면 작업과 수송이 힘들다는 벌목업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버섯 재배 농민들은 20여년 된 참나무가 자목으로 좋아 군락지를 한꺼번에 베어 내기를 바란다. 대구 동구의 표고버섯 생산 농민 정모씨는 "참나무는 성장력이 좋아 베어 내도 20년 정도 지나면 큰나무로 성장,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산시 한 관계자도 "버섯농사 등을 위해 참나무 벌목은 장려하고 있고, 간벌토록 하면 농민들이 외면해 전부 벌채토록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적 측면을 강조해서 본다면 개벌 허용은 당연한 조치일 수도 있어 보인다.

◇윤벌 정도로라도 규제해야=하지만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농가소득을 위해 참나무는 벌목해야 하지만, 생태계 및 경관도 고려해 완전 개벌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개벌하면 보기에도 흉하고 산사태 등 각종 재해를 부를 위험성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영남대 황재우 교수(자원과학부)는 "산림 자원의 활용은 바람직하지만 국내 참나무의 평균 수령이 30∼40년으로 한창 성장기에 있는 만큼 솎아내기가 아닌 개벌 방식은 육림 정책 및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그렇다면, 버섯 재배농민의 이익도 보장하면서 환경과 생태계도 보호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경북도 우병윤 산림과장은 "근래에 벌채에 관한 규정이 많이 완화됨으로써 일부 이견들이 노출되고 있다"며, 1ha 정도씩 돌아가며 베는 '윤벌'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으로까지 연결되려면 중앙정부의 산림청 등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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