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이야기-제8회 영국대회

66년 제8회 영국대회는 이변의 연속이었다.우승 후보 이탈리아가 북한에 일격을 당해 예선 탈락한데 이어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브라질도 예선에서 무너지는 수모를 당했다. 제3조 예선에서 브라질은 불가리아에 이기고 헝가리에 져 1승1패후 이 대회에 처음 명함을 내놓은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1대3으로 패했다.

이탈리아와 브라질에서는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군중의 폭동이 무서워 한밤 중에 제노아 공항으로 몰래 들어왔으나 썩은 토마토를 뒤집어쓰는 봉변을 피할 수 없었다. 브라질에서는 흥분한 시민들이 총을 쏘아대는 난장판이 벌어졌고, 리오데자네이로 거리에는 대표팀의 죄를 다스릴 가짜 단두대가 세워졌다.

이러한 가운데 준결승전은 영국과 포르투갈, 서독과 소련의 대결로 좁혀졌다. 4강은 모두 유럽 일색으로 수비를 강화한 유럽의 조직축구가 공격 중심의 남미 기술축구에 승리한 결과를 낳았다.

주최국 영국은 이 대회 득점왕(9골)에 오른 에우제비오를 앞세운 포르투갈을 2대1로 따돌리고 결승에 안착했고, 서독도 소련을 2대1로 꺾고 결승에 합류했다.

유럽 축구의 라이벌 영국과 서독은 자존심이 달린 우승컵을 놓고 운명의 한판 대결을 펼쳤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찰턴(영국)과 베켄바우어(서독)가 공격과 수비에서 맞붙은 경기는 한골씩을 주고 받는 접전으로 이어졌다. 영국이 전반 13분 선제 득점(허스트)하자 서독이 전반 19분 동점골을 뽑았다. 후반 32분 영국은 피터스의 골로 다시 앞섰고 서독은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베버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에서 승부의 여신은 서독의 끈길긴 추격을 외면하고 영국의 손을 잡았다.영국은 전반 10분과 후반 종료 직전 허스트가 연속으로 골을 추가, 4대2로 승리했다. 허스트는 결승전 최초로 헤트 트릭의 대기록을 세우며 줄리메컵을 조국의 품에 안겼다.

이주녕(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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