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일본의 철저한 어자원 보호 정책과 어민들의 준법정신을 배워야 합니다. 그렇잖으면 몇년 내에 연안의 어자원이 고갈될 게 불 보듯 뻔 합니다". 대게 보호를 외치는 것은 공무원들이나 하는 일인 줄 알았던 기자에게, 지난 2일 영덕 강구항에서 만난 32년 대게잡이 전문가 권용하(63)씨가 던진 말은 충격이었다.
3일 대게잡이 출항을 위해 동료 8명과 그물 손질에 눈코뜰 새 없던 그의 얼굴에는 깊게 팬 주름 만큼이나 수심이 가득했다. "경북 동해안 연안은 물론, 독도 등 일본 근해(한일 공동수역)에도 이젠 대게 씨가 말랐어요. 우리나라 어선 상당수가 일본 감시선 눈을 피해 일본 수역에서 대게를 잡다 도망치곤 하죠". 연근해에서는 대게잡이가 안돼 이런 지경이 됐다는 얘기였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 어민들과 정부는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일본 연안에는 대게가 엄청 많아요. 하지만 그들은 절대 허용 어획량을 초과하지 않습니다. 암컷(빵게) 잡이는 상상도 못해요. 닥치는 대로 잡는 우리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지요".
그러면서 권씨는 우리 연근해 바닥은 마구 버린 폐그물들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고 했다. "누가 못쓰게 된 그물을 싣고 오겠습니까? 처리 비용 생각하면 그냥 바다에 버리는게 1석3조지요.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정착성 어종이 살 방법이 없다는 것이고, 결국은 어민이 굶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뭘 어떻게 해야 문제를 풀 수 있을지 난감케 했다.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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