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책 읽는게 신문기사가 되는 시대가 됐습니까? 서글프고 부끄러운 현실이군요. 하지만 한달에 한 권이나마 제대로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될는지…". 경북대 손중권 교수(통계학과)는 학생·교수·일반인이 함께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목요 책마당'이란 모임의 간사.
지난 2월 시작된 '목요 책마당'은 지난주까지 여덟번 모였다. 매주 1명씩 책을 읽고 느낌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처음엔 교수 25명이 참가하겠다고 이름을 올렸지만 개근자는 10명 안팎. 그러나 얼마나 많이 왔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했다. 내용만 알차면 된다는 것. 두 시간 남짓한 토론시간이 언제 끝났는지 모를 만큼 재미있다. 어떤 책이든 상관없다. 누구나 좋아하는 책을 소개할 수 있다.지난 주에 토론한 책은 '음식전쟁 문화전쟁'(민음사). 주제 발표를 손교수가 맡아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읽게 된 계기, 느낌, 아쉬운 점 등을 얘기하며 토론 방향을 잡아 나갔다. 이어서는 활발한 토론. "김치냉장고 개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경북대 미생물학과 졸업생이라며?" "자장면·삼계탕이 외국으로 수출된답디다" "서양인들이 일본·태국을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바로 음식 때문이죠". 해외 경험이 많은 교수들은 외국 사례를 들어가며 우리 음식문화와 외국 것을 비교했다. 실수했던 에피소드도 등장했다. 내려진 결론은 우리 음식문화의 세계화가 필요하다는 것.
그렇게 끝나는가 싶더니 이야기는 자연스레 독서 문제 쪽으로 흘러갔다. 책값 문제, 공공도서관의 불편함, 독서 교육의 부재 등이 쏟아져 나왔다. "모든 문제는 책을 많이 사고 읽으면 해결돼요. 그렇게 하면 책값도 내려가고, 도서관 장서 수도 늘어나게 돼 있죠.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만들려면 누군가 모범을 보여야 됩니다". 경북대 교내 서점을 운영하는 우정욱씨가 신문에 못 쓸 답답한 이야기를 했다. 모두들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목요 책마당'은 인터넷 홈페이지 '일청담'(http://bookclub.knu.ac .kr)도 만들었다. 지난번 토론 내용과 앞으로 읽을 책 목록을 자세히 싣는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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