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후관리 실종, 산성산 잣나무 고사

대구시가 숲가꾸기의 하나로 대규모 인공림을 조성해놓고도 관리를 않은 채 방치, 곳곳에서 나무가 말라죽거나 잘 자라지 못해 식목일의 뜻을 무색케 하고 있다.

대구시 남구 봉덕동 산성산(해발 653m) 정상 인근. 이 곳은 대구시가 '앞산공원 특수조림'사업으로 지난 83년 식목일에 공무원들을 동원, 2천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7년생 나무 4만6천여 그루를 심은 데 이어 85년까지 모두 29ha(약 8만7천평)에 5만4천여 그루의 잣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조림 20년이 다 되가도록 한번도 간벌을 하지않아 나무 사이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져 높이 5~6m로 자란 잣나무의 50% 정도가 직경 7cm 남짓일 정도로 생육상태가 부진하다.

이는 정상적으로 자란 25년생 잣나무의 직경이 17~18cm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또 지나치게 빽빽히 심어져 전체 나무의 20% 정도는 햇빛을 받지 못하는 아래쪽 나뭇가지가 말라죽은 상태다.

1주일에 2, 3번 정도 이 곳을 찾는다는 등산객 이원훈(58.대구 수성구 지산동)씨는 "대구시가 나무를 심는데만 치중하고 관리를 소홀히 해 소중한 자원이 가치를 잃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관리당국인 앞산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간벌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대구시에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전체 나무의 절반 정도는 솎아내야 제대로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남대 김용석(51.자연자원학부) 교수는 "나무를 곧게 자라게 하기위해 간격을 좁혀 심더라도 성장한 이후에는 간벌을 해야 나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잣나무의 경우 가지가 많이 벌어지는 특성상 1ha당 750그루 정도가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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