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사의 소리

'자살 사이트' '폭탄 사이트' 등이 등장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매체들은 익명성과 중독성으로 인해 인터넷이 모방 범죄를 부추긴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그러나 정보화의 역기능만 일방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옳잖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누군가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응용하거나 접해 보는 등 그것을 직접 체험해 본 뒤에나 가능하다. 한 부분만 보고 전체가 잘못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정상으로도 잘못된 것이다.

정보화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한다. 빠르고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인터넷 검색), 여러 사람들과 교분을 쌓을 수 있으며(채팅), 여가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게임) 것 등도 순기능이다. 좀 높은 차원에서는, 공통된 관심 분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오프라인 보다 훨씬 쉽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물론 역기능도 많다. 대인관계 단절, 실생활에서의 혼돈, 게임 중독, 저질성 문화의 확산 등이 그것이다.

순기능을 좀 더 확대시키고 역기능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우선 가정에서는 공개적인 장소에 PC를 둬야 한다. 가족신문을 만든다거나, 과제를 함께 찾고 해결하는 것,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순기능적인 이용을 부모들이 먼저 본 보여야 한다. e메일로 아이들과 대화(상담)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은 부모도 가져야 한다. 정보화를 가족 문화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화는 무가치이다. 그 자체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정보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생기는 도덕적 혼란도 사람에서 비롯된다. 정보통신 윤리의식 함양이 교육의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정보화의 바다에 내던져진 아이들을 지켜보는 교사로서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순기능과 역기능을 학교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합시다. 학교에만 내맡겨서는 곤란합니다. 이제는 학부모들도 정보화를 이해하고 공유해야 할 시기입니다. 학부모들이여, 이제 컴퓨터를 켭시다.

현영철(대구 경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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