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대란 월세바람

연초보다 전세금이 최고 20%까지 치솟고 저금리 영향으로 건물주의 월세 전환바람이 불면서 세입자들의 이사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내 세입자들은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금 까먹기 △싼 전세를 찾아 시외곽 이주 △원룸 등으로 집 줄이기 △집주인의 부채 떠안기로 생활고가 깊어지고 있다. 또 이같은 전세난 여파로 18평이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24평 아파트를 4천만원에 전세들었던 김모(39·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씨는 최근 1천만원을 더 내라는 집주인의 요구를 감당하지 못해 보증금 500만원에 매달 50만원의 월세를 택했다. 김씨는 "다른 싼 전세를 찾을 수 없어 월세를 택했지만 200만원의 월급으로 집세 대기도 빠듯해졌다"고 한숨 지었다.

산격동 24평짜리 전세아파트(전세금 3천800만원)에 살고 있던 최모(32·대구시 북구 읍내동)씨는 지난달 중순 전세 2천300만원의 칠곡지역 8평짜리 원룸으로 이사갔다.

최씨는 "집주인이 4천5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해 다른 전세를 찾아 몇개월동안 수소문했지만 이전의 전세금으론 월세도 구할 수 없었다"며 "집없는 설움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6천만원의 전세로 아파트에 입주했던 황모(45·대구시 남구 봉덕동)씨는 집주인이 주택융자금을 내지 못해 집이 법원경매에 넘겨지는 바람에 집주인의 융자금과 경매비용에 해당하는 1천500만원을 날리고 4천500만원만 건졌다.

이같은 전세난으로 대구에서 칠곡 경산 영천 등지로 떠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외곽지역의 전세금(24평 기준)은 대구시내에 비해 경산은 1천만원, 왜관은 1천500만원, 칠곡은 200만원 정도 낮아 올들어 대구시내서 이들 지역으로의 이주가 10%가량 늘었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전세난의 여파로 대구시내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18평이하 소형의 인기가 급등, 주공·도개공 미분양분의 경우 99년말 1천185가구에서 3월말 현재 86가구만 남아 있다.

18~25.7평 이하도 99년말 621가구에서 현재는 59가구만 미분양 상태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 대구시지부 박동대 실장은 "경제위기 이후 건축물량이 끊겨 서민들의 전셋집 구하기가 힘들어졌고 전셋값도 올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단독주택 건설이 쉽도록 세금인하 등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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