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방 병원' 실효성 없다종합병원 수술장비 등 활용 못해

동네의원이 종합병원의 장비 수술실 입원실 등을 이용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개방병원제가 개원의 수입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데다 종합병원 시설 활용도 사실상 불가능,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전국 130개 종합병원 중 대구의 경북대병원과 가야기독병원, 경북의 동국대 경주병원과 포항선린병원 등 30개 종합병원을 개방병원 시범기관으로 확정했다. 이들 개방병원은 동네의원에 유휴장비와 수술실 입원실을 개방하고 계약에 따라 진료수입을 분배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외과계열 개원의들은 개방병원이 빛 좋은 개살구라며 참여에 부정적이다. 지난 1998년부터 개방병원제를 이용, 영남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하고 있는 임재양(46.대구시 수성구 범어3동)원장은 "수술을 위해 반나절 병원문을 닫고, 입원하는 10일 동안 매일 회진을 해야 하나 수입은 50만원밖에 되지 않아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모 외과 개원의는 "맹장염 수술의 경우 전체 치료비중 마취비 약재비 재료비 등을 뺀 의사 수술료는 18만원밖에 되지 않는데 어떤 의사가 반나절 이상 병원 문을 닫고 환자를 수술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학병원에 개원의가 이용할 수 있는 유휴장비와 수술실 입원실이 없다는 것도 개방병원 시행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북대병원 일부 과의 경우 길게는 2개월 정도 수술이 밀려있고 병실도 90~95% 차 있어, 개원의의 병원 이용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 환자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개원의들이 데려온 환자까지 배려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병원 조영래 기획조정실장은 "개방병원을 이용하는 개원의에게도 특진료를 인정하고, 개방병원용 수술실과 병실을 별도 확보하는 등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시범기관을 통해 운영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보완하여 개방병원을 정착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