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찰기 사태 부시 강경노선 주춤

미국이 중국에 억류 중인 미 정찰기 승무원 송환을 위한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서둘러 발표하고 있으나 승무원 가족이나 미 국민들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진전이 없는데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 고압적이었던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측에 유감을 표시하고 강경책을 누그러뜨린 점도 따지고 보면 불안한 미 국민들의 정서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다른 미국 고위 당국자들도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한 막후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미 국민들은 미 정부의 송환협상 진전 발표에도 불구하고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승무원 가족들과 미 국민들은 과거 한국전과 베트남전, 테헤란 대사관과 베이루트에서의 미군과 미국민들의 억류사건 등으로 인한 극도의 '인질공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중동에서 납치 억류된 미국인 중 한 명인 테리 앤더슨은 베이루트에서 무려 정치적 인질 상태로 무려 2천454일이나 억류됐었다.

이와 관련 승무원 가족들은 '억류'라는 미 정부의 표현과 달리 '인질' 상태인 것으로 믿고 있다.

억류 승무원의 아버지인 제임스 코선씨는 "아들은 확실히 인질상태로 그곳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부시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측에 최후통첩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이 주재했던 워싱턴주 기지 주변 나무에 걸린 노란 리본은 중국에 억류된 승무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미 국민들의 간절한 심정을 보여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어떤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억류된 승무원들을 본국으로 데려올지 세계인들의 눈과 귀가 주목하고 있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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