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6일 정부내에 '일본교과서 대책반'을 구성, 상설 운영키로 하는 등 '장기전' 준비에 들어갔다.
이같은 정부의 판단에는 이번 교과서 문제의 성격이 지난 82년 '교과서 왜곡 파동' 때와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인식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82년의 경우 검정과정에서 문부성이 '침략'을 '진출'로 수정토록 지시하는 등 일본 정부 주도로 교과서가 왜곡됐으나 이번에는 우익단체의 신청본 자체가 문제가 됐고 일본 정부는 수차례의 재수정 지시를 통해 검정통과 전 최소한 사실(史實)기술부문의 왜곡시비를 막기 위해 나름대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상태다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8개 일본 역사교과서 검정통과본의 정밀검토가 끝나는대로 이달 말께 정부차원의 재수정 요구를 해도 일본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일본 정부의 잘못이 명백했던 82년의 경우에도 1년 가까이 끌었던 문제해결시간이 이번에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벌써 고노 요헤이 일본 외상이 중의원 답변을 통해 "교과서 검정절차가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내용이 바뀔 일은 없다"고 말하는 등 일본측은 재수정 요구를 일축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일본 교과서 대책반'의 운영시한을 정하지 않은 채 "교과서 문제 해결시"까지로 막연히 밝힌 것은 이처럼 문제해결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당국자가 6일 "우리의 목표는 왜곡된 교과서 기술을 시정하는 것"이라면서 "정정당당히 대응한다는 방침에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것은 '장기전'준비가 교과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후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주중 구성될 교과서 대책반에서 이번에 통과된 8개 역사교과서의 왜곡부문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정리, 일본측에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분명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아울러 4년마다 한번씩 있는 일본 교과서의 검정과정에서 다시는 왜곡문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한일 역사전문가 교류 및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한 양국 역사인식 공유, 나아가 한일 역사교과서 공동제작 등의 방안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지(金太智) 전 주일대사는 "교과서 문제에 대해 적어도 '우리의 생각은 이렇다'고 분명한 입장은 전달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단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만큼, 감정보다는 냉정한 이성으로 차분하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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