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가 있던 가난한 시절, 하루 세끼를 다 챙겨 먹을 수 있던 사람은 드물었다. 그 시절 사람을 만날때 건네던 첫 인사는 "아침 드셨습니까"였다. 혹시 양식이 떨어져 아침밥도 먹지 못하지 않았는지 이웃끼리 관심을 나타내 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였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도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다. 한국음식업중앙회가 성인 남녀 1천4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0명중 4명꼴로 아침식사를 건너 뛰고 있다. 교육부가 전국 중·고생 2천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아침밥을 꼬박꼬박 먹는 학생은 54%에 불과했다. 직장인과 학생들은 입맛이 없는데다 시간도 없어 아침을 굶고, 몸매에 집착하는 여성들은 "한끼라도 덜 먹자"며 아침식사를 건너 뛴다.
아침식사는 하루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인체는 음식물로 섭취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를 에너지로 사용해 활동한다. 탄수화물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저장해 두었던 지방을 동원하거나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한다.
그런데 뇌는 다른 근육조직과 달리 포도당만을 원료로 사용한다. 탄수화물을 통해 얻은 포도당은 식사후 12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소모된다. 아침밥을 거르면 전날 저녁식사에서 얻은 영양분으로만 뇌가 활동하기 때문에 오전에 집중력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녀의 학업성적이 저조하다면 혹시 아침을 제대로 먹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대한영양사회가 전국의 초·중고생 7천6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조사에서 아침밥을 먹는 어린이가 안먹는 어린이에 비해 학업성취도에서 100점 만점에 4점이나 높게 나왔다. 아침식사를 하는 어린이는 수학성적의 향상이 두드러졌고 학교 출석률, 수업 참여도가 높고 지각 횟수나 양호실 방문 횟수는 낮았다는 미국영양학회의 연구결과도 있다.
◇인체 에너지부족땐 단백질 분해
다이어트를 위해 아침을 굶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 굶으면 살이 빠질까? 전혀 그렇지 않다. 아침식사를 건너뛰면 점심과 저녁을 과식하게 된다. 심한 공복후에 과식하면 혈당치가 갑자기 높아진다. 그러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란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지방산의 이용이 감소돼 먹은 것이 체지방으로 축적된다. 다이어트에 역효과를 불러오는 셈이다.
아침을 굶어 에너지가 모자라면 우리 몸은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 에너지로 사용한다. 지방은 생존을 보장하는 마지막 카드로 보존한다. 근육이 소실되면 근육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에너지도 줄어들게 돼 기초대사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기운도 없고 몸만 약해질 뿐 지방은 오히려 더 늘어 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탄수화물 위주 식단 효과적
아침식사에는 탄수화물이 가장 중요하다. 뇌의 인지능력은 탄수화물이 60%, 단백질과 지방이 각각 20%일 때 가장 높기 때문이다. 단백질 위주인 서양식보다 밥에다 국, 찬을 곁들인 우리의 전통식이 아침 식단으로 더 좋다는 얘기. 아침식사로 빵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정규 식사에 비해 열량은 높은 반면 영양소가 불균형한 단점이 있다.
전통식에다 칼슘 단백질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우유를 더하면 나무랄데 없는 아침식단이 될 것이다.
글: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김순동교수(대구가톨릭대식품공학과)
서영성교수(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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