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둥서 바라본 신의주

강폭 1㎞ 남짓한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단둥과 이웃한 함경북도 신의주.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군사를 돌린 위화도가 자리한 곳이다.

이곳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수풍발전소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전력을 이용, 북한 경제를 이끌던 공업요충지로 중국 난민들이 식량을 찾아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넜던 희망의 도시였다.

그러나 분단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고 말았다. 압록강 단교끝에서 신의주를 살펴보던 취재팀은 우연히 신의주에서 자수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선족 이모(33)씨를 만나 그곳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조선족 중에서는 유일하게 신의주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국제기구의 식량원조가 중단되면서 요즘 주민 생활이 매우 어렵다며 말문을 열었다.

"건물과 노동력은 북한이 제공하고 나는 설비와 자재를 대 2년전 공장을 세웠습니다. 사실 모험이었지만 임금이 월 50달러 이하로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감행했고, 지금까지 그럭저럭 꾸려오고 있습니다. 세금은 없고 임금 전액을 북한 당국에 지급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서너차례씩 신의주를 오간다는 그는 종업원 35명 중 상당수가 시와 당 고위간부의 친인척들이라고 귀띔했다. 그가 현지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전력사정.

전기가 워낙 부족해 지역별로 배분하는데 일단 가정집은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하지만 공장의 경우에도 시간을 정해 계획적으로 전기를 주는 것이 아니니, 결국 발전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실재로 취재팀이 단둥에 머물던 3일동안 연기나는 공장 굴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밤이 되면 도시전체가 암흑천지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같은 신의주에 개방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분석이 최근 나오고 있다. 심지어 '신의주 경제특구'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단둥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상하이를 둘러보고 큰 감명을 받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를 상하이와 같은 방식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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