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횡단구간-단동(2)
중국 단둥이 전통있는 공업도시란 사실을 아는 한국 사람은 많지 않다. 남북분단으로 섬이 아닌 섬나라처럼 살다보니 서울서 자동차로 너댓시간이면 갈 수 있는 이 곳이 오히려 수천㎞ 떨어진 국가들보다 생소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단둥엔 자매도시인 인천시가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고, 한.중 합자기업인 동아레미콘(1997년 설립)이 현지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기업으로 큰소리 치고 있다뿐만 아니라 식기제조업체인 동양물산(1994년 설립)과 속옷 제조업체인 은비어패럴 등 한국의 100여개 중소기업이 이곳에 진출해 활발한 기업활동을 벌이고 있으니, 단둥은 우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단둥은 1992년 중앙정부로부터 국가급 개발구인 변경경제합작구(면적 23.5㎢)로 지정받았다. 그리고 10년도 지나지 않아 전국 37개 변경경제합작구 중 최대 규모로 성장, 지금은 10년 이내에 제2의 상하이로 부상하겠노라 호언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남북한의 철도연결은 그들에게 실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월 베이징을 방문하고 돌아가면서 사상 유래없이 신의주에 3일간이나 머문 사실을 단둥은 크게 주목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신의주 개발은 단둥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단둥에 가면 이곳이 잠재력있는 경제도시란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광활한 대지와 남아 도는 전력, 최신 통신시설 등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지방 정부의 개발의욕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본, 즉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이는 외자유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들은 외국 기업에 대해 실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기업소득세의 경우 그게 언제든 상관없이, 기업이윤이 발생한 당해연도부터 2년간 이를 완전 면제해 주고, 이후 3~5년간 50% 절감징수하는데 그마저 징수후 전액환급한다. 결국 최소 5년간은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지방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다른 세목도 이와 비슷하다.
"이같은 혜택은 중앙정부 지침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재정적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외국기업을 유치해 고용을 창출한다면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지방정부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단둥변경경제합작구 관리위원회 초상국공업과 지앙 룬시앙 과장의 설명이다.
덕분에 일본 홍콩 태국 등에서 300여개 기업이 전자, 봉제, 식품 등 업종에 투자,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단둥시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은 바로 인천.단둥산업단지이다. 기업이 아닌 외국의 지방 자치단체가 직접 산업단지를 조성했으니 그 성패여부는 외자 유치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면적 13만2천여평인 이 산업단지는 단둥변경경제합작구(압록강변을 따라 상업무역구, 금천공업구, 보세창고구 등 기능별로 구분돼 있다. 금천공업구 1번지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1998년 9월 기반공사가 끝난 이 산업단지에 지금까지 입주한 기업은 은비어패럴 하나 뿐이다. 당초 20여개 기업이 입주를 추진하다 IMF라는 돌발변수로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지금은 18개 업체가 계약을 마치고 입주를 예정해둔 상태. 이와 관련, 단둥시 대외경제무역위원회 주임 젱 렌타오씨는 이렇게 말한다."IMF졸업을 선언한 한국이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전자 방직 식품 등에 투자를 한다면 중국시장은 물론 동남아까지 보다 손쉽게 진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물류비용을 생각하더라도 단둥이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는 경의선이 복원되더라도 한국이 곧바로 북한에 직접 투자할 것이 아니라 여건이 성숙한 단둥에 거점을 마련, 거꾸로 내려 간다면 위험부담도 덜고 보다 많은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김기진기자
사진: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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