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아건강 365일-변비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가 며칠째 변을 보지 못하고 끙끙대면 엄마의 속은 탄다. 엄마도 같이 변비에 걸린 것처럼 힘들어하는 것이 아이들의 변비다.

어린이는 적어도 3, 4세가 되어야 어른처럼 하루 또는 이틀 사이에 한 두차례 대변을 보게 된다. 그 이전의 시기에는 분유, 이유식, 모유 등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하루 0~9회의 다양한 배변 습관을 보인다.

◇변비란?

어른의 경우 배변 횟수가 1주일에 2회 이하이면 변비로 본다. 그러나 어린 아이에서는 배변 간격이 길어진다고해서 변비로 볼 수 없다. 간혹 모유를 먹는 아기는 5~7일에 한차례만 변을 보기도 한다. 엄마는 심각한 변비라고 생각하고 소아과를 찾기도 하지만 모유가 아주 효과적으로 소화가 돼 그런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배변시 통증이 동반되거나, 항문이 찢어져 피가 묻어나거나, 속옷에 대변을 지리는 증상을 동반할 때 변비로 볼 수 있다.

◇변비는 왜 생기나?

장내에 변이 차 직장이 확장되면 이를 직장의 감각수용체에서 인지한다. 그러면 척추반사신경을 통하여 반사적으로 내괄약근을 이완시키면 변이 밑으로 내려오고 변의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 직장에 변이 억류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이 점점 딱딱해지면서 직장의 통로를 막게 되면 변을 보려면 무척 힘이 든다. 아이는 변을 볼 때의 통증을 피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변을 참게 되면 변비가 더욱 심하게 된다. 심한 경우 변기에 앉는 것 조차 겁을 내고 화장실, 변기, 배변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갖게 된다.

배변을 기피하면서 점점 대변은 직장에 모이게 되어, 대변이 굵어지고 다음 배변 때는 훨씬 더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배변을 조절하는 신경과 근육의 기운이 감소하고 배변을 조절하는 기능을 상실, 속옷에 변을 지리게 된다.◇치료는 어떻게?

만성 변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증상이지 병은 아니다. 선천성 거대결장,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심각한 병 때문에 변비가 생기는 것은 전체의 5~10%뿐이다. 대개는 이유식 후 또는 배변 습관을 익히는 시기부터 시작되는 기능성 배변장애다.

변비 치료는 최소한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먼저 직장에 정체된 대변을 제거하고 약물, 배변 훈련, 식이요법을 적절히 사용하여 변을 하루 2,3회 정도 묽게 보도록 유도한다. 화장실 과 변기, 배변에 대한 공포도 함께 없애 준다.

화장실은 하루 2회 정도 규칙적으로, 음식을 먹은 후에 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에 생기는 장대장 반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이 때가 대변을 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음식도 조절해야

충분한 수분섭취와 섬유소가 풍부한 건포도, 밀빵, 야채류, 과일류 등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생우유와 사과잼, 바나나, 감 등은 변비를 촉진하므로 섭취를 줄여야 한다.

약물의 장기 사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나치게 빨리 투약을 중단하면 변비가 재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약물치료가 끝났다 해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건강한 배변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찰해야 한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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