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승무원 송환 배경

미 해군 정찰기 승무원 석방 협상이 11일 전격적으로 타결된데는 미-중 양국간 이해득실이 절충됐기 때문이다.

승무원 석방협상 타결 소식을 접한 미국의 중국전문가들이 "양국 모두 패배자가 되기를 피한 '윈윈게임'"이라며 "파국을 원치 않는 양국의 외교적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승무원 석방이 예상보다 일찍 타결된데는 정치, 안보, 경제, 문화 등에 걸쳐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는 게 양국 외교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양국 언어의 차이가 돌파구를 찾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해설도 나오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요구에 굴복해 '사과'(apology)하지 않고 '매우 미안하다'(very sorry)라고 표현,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켰고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미국 내 여론을 유리하게 만들어냈다.

더욱이 부시 미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교적 시험대에서 파국보다는 협상이란 물꼬를 마련하고 '외교 초보'라는 딱지를 떼야하는 안팎의 압력을 받아온 국내 현실도 이번 타결을 이끌어 낸데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군용기 충돌사건으로 세계 유일의 강대국인 미국으로부터 사실상의 '사과'를 받아냈고 후속협상에서 미국의 중국 연안 정찰 문제를 제기할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돼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 것이다.

중국이 강경자세에서 수위를 낮추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앞으로 △베이징 올림픽 유치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인권문제 등에서 미국의 이해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베이츠 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감, 애도(sorrow), 미안(sorry) 등 사과에 해당하는 표현이 수차례 제시됐고 연안 정찰 문제도 다루게 된 만큼 중국으로서도 괜찮은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최첨단 스파이 장비가 장착된 EP-3 정찰기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게 돼 중국으로서는 큰 소득의 하나였다.

결국 미-중 양국은 '외교는 힘의 논리보다 실리와 협상'이라는 모델 케이스를 전 세계에 보여준 계기가 된 셈이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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