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경찰청장의 언행

전용찬 경북 경찰청장이 다양한 언행으로 경찰 안팎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청장은 우선 홍보에 매우 적극적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내가 부임한 뒤 발생한 살인사건은 모두 해결했고, 강도사건도 대부분 해결했으며, 교통사고도 감소했다" 는 등 자화자찬식 홍보도 서슴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달 자신의 취임 100일간 주요 활동을 묶은 '새모습 경북 경찰'이란 100쪽이 넘는 홍보물도 만들어 나눠줬다. 여기에는 각 경찰서 초도순시, 각종 특강 및 축사 내용, 인사 등이 자세히 실렸다.

경찰관에게 상을 줄 경우에는 물론, 경찰청 주최 행사 참석자들에게는 자신이 지은 '벼랑 위의 깃발'이라는 시집을 나눠주고 있다. 혹시 이 시집을 읽고 소감을 경북경찰청 홈페이지 띄우면 '친절하게' 응답하면서 다른 시구를 소개하기도 한다. 홍보 태도가 너무 적극적이다 보니 자칫 '선거에 나서려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오해를 부를 정도.

지난 9일 영천 은해사에서 열린 경북경찰청 경승발대식에 참석해서는 불교계·행정계·정계 지도자들 앞에서 살인사건 해결 등 자신의 치적을 소개했다. 심지어 특정 부분에서는 "박수를 쳐야 한다"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전 청장은 말도 거침없고 실수도 괘념찮는 것 같다. 홈페이지에 경북경찰청의 역사를 올리면서 '이조 헌종·고종…'이라며 '이조'라는 표현도 마구 쓴다. 이것은 일본이 우리 왕조를 깎아 내리기 위해 만든 표현. 은해사 행사 때는 '구제역'을 '구역제'라고 몇차례나 실수했다.

전 청장은 최근 간부 뇌물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이 특별감찰에 들어간다고 하는 시점에도 11일 오전 김천 시민운동장에서 전북경찰청과 축구·테니스·탁구 친선대회를 가지느라 대부분의 과장들과 계장 등이 경찰청을 비우도록 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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