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최고 셋업맨!-삼성 김현욱

셋업맨은 셋업(set up:최종 준비를 하다)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마무리 투수에 앞서 등판하는 투수들이다. 마무리 투수들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 본업.

따라서 셋업맨은 팀이 이기더라도 모든 찬사를 마무리에게 넘겨야 한 채 홀드(hold)라는 빛없는 기록에 만족해야 하고 역전을 허용했을 때는 패전의 멍에를 다 뒤집어 써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실제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은 마무리 투수보다는 셋업맨인 경우가 흔하다. 9회에 경기가 뒤집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기는 사실상 8회이전에 승패가 갈린다. 이때문에 셋업맨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아주 중요한 자리다. 미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김병현이나 삼성의 김현욱이 팬들에게 익숙한 셋업맨.

강팀의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가 얼마나 튼튼한 마무리를 가졌느냐다. 삼성이 시즌 초반에 저조한 팀타율에도 1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셋업맨 김현욱(31)의 농익은 피칭에 큰 힘을 입었다.

김현욱은 한화와의 시즌 1차전과 10일 SK전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순간에 등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0일 SK전에서 선발 임창용의 뒤를 이어 등판한 김현욱은 8회 세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괴력을 발휘하며 3이닝동안 4개의 삼진을 잡았고 5일 한화전에서도 4타자 연속삼진을 잡으며 삼성이 1점차로 승리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김현욱은 지난해 63경기에 등판, 4승7패2세이브 10홀드(방어율 3.14)의 수준급 성적을 올렸지만 SK로 이적한 조웅천에게 홀드왕 타이틀을 뺏겼다.

그는 올해도 SK 조웅천과 최고 허리자리를 놓고 다툴 전망이지만 삼성의 타선과 선발진이 SK보다 우위에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김현욱은 동료들의 지원사격도 큰 힘이지만 지난해보다 구위가 훨씬 좋아져 홀드왕가능성을 밝게하고 있다. 직구 스피드가 지난해보다 4~5km 더 나오면서 삼진을 잡는 비율이 크게 늘었고 변화구도 더 잘 먹혀들고 있다.

김현욱은 『프로팀의 첫째 목표는 우승인만큼 개인적인 영광이전에 팀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며 『셋업맨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마운드의 힘은 순둥이 김현욱이 지키는 허리가 있기때문에 위력이 배가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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