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철 비상경영 선언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및 판매 부진 등 악재로 포항제철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구미 수출업체들은 환율 상승으로 되레 손해 보는 것으로 나타났고, 불황이 더 깊어지면서 포항공단에는 공장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포철은 13일 △올해 순이익을 1조2천억원에서 1조원으로 축소하고 △2조4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2조원으로 줄이며 △예상 매출액 11조5천600억원을 낮춰 잡고 △17억8천만 달러에 이르는 달러 표시 부채를 14억5천만 달러로 줄이는 등 최대한의 긴축경영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승대 섭외실장은 "환율 상승, 판매 부진 등을 이기고 순이익 1조원이나마 지키기 위해 비상경영에 들어 간다"고 말했다. 국내외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을 거듭, 채산성이 악화돼 곧 발표될 올 1/4분기 경영실적도 매출액.순이익 격감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 환차손 영향으로 실적 악화는 2/4분기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구미공단에서도 환율 급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상의가 주요 수출업체 40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2월에는 1월 보다도 더 떨어졌으며, 환율 상승 효과 역시 원자재.외화대출.리스 등 부담 때문에 실익이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바이어들로부터 가격 인하 압박이 생길 소지도 있다고 업계는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포항공단에서는 공장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정식 매물로 나온 공장만도 1단지의 조선내화 1·3공장, 2단지의 포스렉 정비부문 지점부지, 3단지의 포스코개발 아스트론 공장 등 8개사(4만8천평)에 달한다. 여기다 신인도 하락 등을 우려, 은밀히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인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

한 업체의 관계자는 "일부 중소기업들은 빠른 시간내에 매각하지 않으면 부도 등 극단적인 상황을 맞을 위험성도 있다"며 1998년에 이은 2차 연쇄부도 사태를 우려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구미.박종국기자 jk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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