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비리.부정.부패.사기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마저 법과 양심 앞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돈과 권력을 거머쥔 소위 '배우고 잘난' 사람들은 부정한 짓을 하고도 자기 합리화에 억지를 부리고, 서민들 위에 군림하려고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 때문에 돈과 '빽'이 없는 대다수의 서민들은 패배주의와 무기력, 극도의 불신과 냉소주의에 젖어 있는 세태는 아닌가. ▲오늘날 사회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의 불법.부정.비리 행태는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만연되고 있는 느낌이다. 선량한 서민들마저 법과 양심대로 살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피해의식에 젖어 규범의식과 도덕성을 잃어가고 있다. 도대체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왔는가. 법망의 허술과 제도 정비의 미비도 문제겠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이 무너지고 불감증으로 발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에서 벌인 전국철학교육자연대회의 소속 현직 철학교수들의 도덕성 타락을 경고하는 마당극 '도덕성 장례식' 공연(12일) 소식은 이 시대의 지성들이 이론을 뛰어넘어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저승사자.귀신 등으로 분장한 이들의 연기는 아마추어 수준이었는지 모르지만, 도덕성 회복을 사회적 화두로 이슈화해서 거리로 나선 이벤트여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마당극의 '철밥통' '막정치' '돈조아' '반개혁' 등의 등장 인물들은 도덕 불감증에 젖어 있는 지도층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했다. 도덕성 타락의 5대 귀신을 '거짓말' '금전 만능' '이기주의' '비합리성' '가진 자의 무책임'으로 규정하고, 철학자를 상징하는 '호롱불 든 노인'의 간청으로 그 귀신들을 한 바탕 굿으로 쫓아내는 발상이 재미있다. '큰 어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저승사자의 말도 박수갈채를 받게 했는지 모른다. ▲지금 사회 지도층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가히 '총체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다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무조건적 냉소주의를 낳게 하고 있기도 하다. 일찍이 시인 윤동주가 노래했듯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서시'중에서) 괴로워 하는 정치권 등 지도층의 도덕성 회복을 기대해 본다. 우리 모두도 그런 불감증을 하루 빠리 치유해야겠지만….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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