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첫 청소년 영화교실 장장8시간...열기 후끈

영상세대를 살아가는 대구의 신세대 청소년들을 위해 대구시 청소년수련원(원장 박성진, 053-656-6655)이 지난 8일 대구에서 첫 청소년 영화교실을 열었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최고의 감독자리에 올라있는 박찬욱 감독과 지역 청소년들이 온종일 함께한 영화교실은 수백명의 영상세대들이 몰려들어 영화감독의 길과 그가 제작한 영화에 대한 의문을 폭포수 처럼 쏟아냈다. 이 곳에 참석한 청소년 30여명은 벌써 동아리까지 결성하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현장을 지켜봤다.

이날 청소년 영화아카데미에 참석한 청소년은 무려 350여명. 10대에 꿈꾼 영화에 대한 첫사랑의 꿈을 '40대 배우' 선언으로 실현한 중견시인 백학기씨나 어릴때 경험한 영화아카데미로 인해 결국 영화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는 유지나씨가 될 제2의 백학기, 제2의 유지나로 가득찬 것이다.

제일 많은 질문은 황금알을 낳는다는 영화산업의 꽃인 감독의 길에 대한 궁금증. "영화 감독의 재능은 따로 있나요" "감독이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감독이 되고 싶은데 험난한 영화판에 여자가 왜 관심을 갖느냐고 반대해요" "무명시절 영화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지요".

박 감독의 대답은 명쾌했고, 영화의 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영화를 억지로 하고 있다면 배고픈 무명시절에 일찌감치 포기했겠지만 밥은 굶어도 영화를 포기할 수는 없지. 영화를 좋아해서 이 길을 선택했다"는 박 감독은 "무명시절에도 개봉영화는 빠짐없이 봤다"며 체험을 털어놨다.

대박을 터뜨린 '공동경비구역 JSA'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JSA 끝장면에서 이병헌(이수혁 병장 역)이 왜 권총자살을 하도록 했는지요".

박 감독은 이에 "모든 비극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자괴감 때문"이라고 말한 뒤 개인과 체제대립에 대해 철학과 출신답게 '철학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려 8시간 이상 청소년수련원에 머물며 '박찬욱 감독과 함께'와 '독립영화 감상', '총평' 등의 시간에 함께 한 박 감독의 강의료는 완전 무료봉사.

"똑똑한 감독이 많이 배출돼야 국내영화사업이 발전하고, 한국문화도 세계에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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