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의 전쟁에서 번번이 패배한 한전이 지난해부터 까치와의 동거를 포기하고 포획에 나서면서 정전 사고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전은 그동안 봄철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까치를 퇴치하기 위해 전주에 뱀.매 등 천적 모형을 달아놓거나 까치 방지텐트, 센서형 퇴치기를 설치하는 등 묘안을 짜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모의 전봇대를 설치해 까치 집짓기를 유도하고 전봇대의 전선을 하향 시공, 까치집과의 접촉을 방지하는 등 '타협'도 모색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한전이 택한 것은 '총'과 강제 철거.
한전은 지난해 유해 조수(鳥獸) 포획 허가를 받아 경북지역에서 까치 포획에 나선데 이어 올해부터는 대상 지역을 대구지역으로 확대했다.
'총잡이'가 된 한전은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5천마리의 까치를 포획한데 이어 올해에도 4월초 현재까지 모두 6천마리를 잡았다.
까치집 철거 작업에도 주력해 지난 한해 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만 전신주에 있는 10만개의 까치둥지를 제거했다.
이처럼 한전이 까치와의 동거에서 포획으로 전술을 선회한 결과 까치 산란기(1~5월)에 발생하고 있는 정전사고도 격감하고 있다.
한전 대구지사에 따르면 매년 1/4분기 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순간 정전사고는 99년 115건에서 2000년 68건, 올해 46건으로 줄어 들었다.
한전 관계자는 "까치가 워낙 영리해 다른 방법으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까치 포획으로 효과를 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주민 반발도 없지 않아 까치가 길조가 아니라 유해 조수라는 홍보 활동을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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