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우리 고장에서는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런 액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오디가 샛까만

뽕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섶에 피는

이슬마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기보다

내 고장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경상도 사투리에는

약간 풀냄새가 난다

약간 이슬냄새가 난다.

-박목월 '사투리'

◈살다보면 유난히 그리운 사람이 있다. 그 이름이 있다. 산이나 들길을 걸으

면서 혹은 푸른 하늘을 쳐다보면서 그 이름을 나즉이 입안에서 굴릴 때가

있다. 그러면 무작정 기분이 좋았다.

행복이란 제 주변에 좋은 사람, 그 이름을 부르면 마음이 저절로 기뻐지는

그런 사람을 많이 모으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 가운데 오라베도 있었고, 에

스 언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그리운 이름들이 없어졌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재미 없어지고 삭막해졌다는 뜻이다. 왜일까? 김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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