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최초 무농약농산물 품질인증,-영천 한들농원-

유기농법재배에 심혈을 기울여온 농민들이 자신들이 생산한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무농약재배농산물 품질인증을 받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영천시 화산면 용평리 한들농원. 대표 이찬실(67)씨와 정영해(61)씨.

7천여㎡(22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연중 번갈아 재배하는 이씨와 정씨는 지난 6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영천출장소(소장 김무수)로부터 농약잔류검사(99년부터 3년간 3차례), 토양검사(지난해와 올해 2차례), 수질검사(올해 3월 1차례)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무농약재배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다.

무농약재배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음에 따라 한들농원의 오이와 방울토마토는 일반농산물에 비해 5배이상 높은 가격으로 일본에 수출길이 트였고 국내 백화점 등에서도 월등히 비싼 가격을 받게돼 고소득이 기대되고 있다.

이씨가 유기농법과 무농약농산물재배에 뛰어든 것은 지난 95년.

부산에서 공무원을 퇴직한 이씨가 사업을 하다 퇴직금까지 몽땅 날리고 빈털털이가 된후 10여년전 영천으로 이사와 농사일을 배우면서 시작됐다.

농사일에 점차 눈을 떠가던 이씨는 앞으로 농업이 친한경농법을 사용하지않으면 설땅이 없어질것으로 전망하고 95년부터 친환경농법을 실천하는 유기농업에 몰두했다.

이씨는 이때부터 함께 농사를 짓는 정영해씨와 같이 틈만 나면 전국의 모든 유기농법교육에 참가하고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가르침을 받는 등 유기농법을 배워나갔다.

지난 99년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화학비료와 농약을 일체 사용하지않고 완전 무농약재배를 한 이씨는 진딧물과 굴파리가 오이에 새카맣게 달라붙는 바람에 농사를 망쳐 4천만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이씨는 실망하지않고 더욱 부지런히 전국을 돌며 유기농법교육에 참가하고 각종 천연영양제와 살충제 개발에 몰두했다.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유기농법에 정성을 쏟은 결과 이씨는 지난 12일 창원에서 전국 농민작목반교육때 유기농법 영양제 및 살균, 살충제 조제방법을 강의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마늘, 양파, 목초액, 한약재, 골분, 어박(생선찌꺼기와 게껍질, 해초를 섞어 만든 영양제), 인진쑥, 현미식초, 맥반석, 청양고추, 천연아미노산(등푸른 생선과 설탕을 발효시켜 제조), 대나무밭에서 생성시킨 토착미생물, 보르도액(살충살균제)등 수많은 천연영양제와 살충,살균제를 농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이씨는 『99년 농사를 망치게 한 진딧물을 이제는 양파와 마늘, 목초액과 청양고추를 섞어 만든 살충제로 깨끗히 없앨수 있다』며 밝게 웃었다.

『힘든 비닐하우스농사일을 모두가 기피해 일손부족으로 더많은 면적을 재배할수도 없지만 품질관리를 위해서는 현재 영농규모가 적절하다』는 이씨는 『이달 25일 올해 첫출하되는 무농약 품질인증 오이는 대구 부산 등 대도시 백화점을 통해 한상자(15kg)에 8만원이상은 받을것』이라고 기대했다.

농원에서 함께 일하는 이씨의 부인 김점선(45)씨는 『무농약 오이는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일품이어서 가정에서 반찬거리로 사가서는 과일처럼 먹는 경우도 많다』며 품질을 자랑했다.

이씨는 『대구·경북에 유일한 무농약품질인증 오이를 서울보다는 대구와 경북 지역민들이 많이 사먹었으면 좋겠다』며 가격부담이 적은 중·하품 무농약 오이는 교육청을 통해 싼값에 학교급식으로 납품하기를 바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영천출장소 이정훈계장은 『한들농원의 오이와 방울토마토는 3년후 최상급인 유기재배농산물품질인증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품질인증농산물 생산농가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현재 국내에서 무농약재배품질인증을 받은 곳은 오이의 경우 충북(4) 충남(1) 전북(1) 전남(1) 경남(1) 경기(7) 강원(3)등 18농가, 방울토마토는 경기(2) 강원(1) 전남(1) 전북(1) 경남(1)충북(3)등의 9농가로 나타났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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