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탁기 속에 숨겨둔 비밀통장

#2. 이영화씨(가명·결혼 8년)"친정 경조사 일로 남편에게 돈얘기를 꺼내면 화부터 내죠. 가뜩이나 미안한 마음으로 꺼낸 말인데, 먹혀들지가 않으니 정말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때부터 딴주머니를 찼죠".

남편이 친정 일에 돈 쓰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비자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는 이영화(35)씨. "당신이 벌어온 돈이 있느냐?", "왜 알뜰하지 못하느냐"는 등 설움을 받고나서야 "새댁도 지돈이 있어야 된데이"라며 누누이 강조하던 옆집 아줌마 말을 실감했다고.

그러나 위기(?)가 있었다. 남편에게 혹 들킬까싶어 애지중지하던 저금통장을 세탁기 속의 빨래더미에 숨겼놓았던 것. 건망증도 아줌마의 특징일까?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른채 세탁을 끝내고…. 덕지덕지 붙은 통장쪽지들로 빨래가 엉망진창이된 것은 물론이다.

"지금은 부산의 동생에게 통장관리를 맡기고 있죠". 이씨는 이제 비상금을 모으고 관리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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