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의 물꼬를 튼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승객이 줄어 운영선사는 더이상 적자출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며, 시행사는 자본금 잠식으로 북한에 지급할 입산료도 못주고 있다고 한다.
남북장관급회담 적십자회담의 무산으로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인 지금,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위기는 그 상징성만으로도 반세기만에 어렵게 마련한 민족통일의 토대가 붕괴되지나 않을지 불안케 한다.
전세계가 주목했던 마지막 분단국 남북정상의 포옹과 이산가족들의 감격적 만남에 이어, 미국무장관 올브라이트가 방북해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논의할 정도로 순탄하던 남북.북미관계가 왜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일까. 많은 이산가족들이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북.미간 마찰, 남북관계에 불똥
문제의 발단은 초강대국 미국 국익우선주의 부시정부의 대북 강경정책 선회 때문이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책임이 크다.
남한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남북대화와는 별도로 북미회담을 열어 온 북한은 미국 부시정부 출범후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남북대화를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중단상태로 몰고 갔다.
미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해서 남북관계 회담마저 꼭 거부했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북한은 북미관계 개선만 잘되면 남북관계는 부차적으로 잘될것이란 예의 북미관계 우선주의 착각에 빠져 남북회담을 거부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부시정부의 강경노선의 수준과 강도를 시험하려 했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그러나 김위원장의 그같은 속셈(?)은 최근 발생한 미중 비행기 충돌사고가 보여주듯 방향이 빗나가고 말았다.
北, 대미우선주의 버려야
미국의 이번 비행기충돌사고 처리 과정서 부시는 온건파들이 우려할 정도로 단호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부시는 클린턴 시절의 중국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쉽'개념의 잘못을 거론하고, 보좌관들의 설득에도 불구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기 싫다"며 '사과'(Apologize)대신 '미안'(Sorry)이란 용어를 사용토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IT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그린스펀의 약발마저 먹혀들지 않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경제파트너십으로선 무시할수 없는 중국을 계속 강공으로 몰아부치는 태도를 미뤄볼때, 미국경제에 털끝만한 영향도 미치지 못할 북한을 앞으로 어떻게 대할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을 가만히 앉아 보고만 있을 것인가. 당장 현대아산과 절충중인 금강산 입장료를 대폭 내리고 가봐야 별볼일 없을 러시아 방문보다 서울답방을 앞당겨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 그래야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속될 것이고, 남북회담 중단후 더욱 기세가 높아지고 있는 남쪽의 '퍼주기' 외교 비판자들의 목소리를 낮출 수 있다.
금강산사업.서울답방 재추진 바람직
뿐만 아니라 그것은 북한이 바라는 대로 필요이상의 마찰을 일으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부시의 콧대를 낮춰 좌충우돌 강경노선을 완화시키게 될지도 모른다.그리고 또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 거리에 나섰을 때의 충격을 한번 상상해 보라. 또 한번의 세계적 갈채가 남북협력에 생기를 돌게하고, 그것은 민족의 탄탄한 저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정일 위원장은 이를 실천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자신이 민족주의자인지, 아니면 주체사상을 앞세운 독재자일 뿐인지 판가름 날 것이다. 이젠 김 위원장이 답할 차례다.
최종성 편집부국장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