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원생도 외국서 수입지원자 부족으로 연구기반 흔들

지역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 면제, 숙식 제공 등 다양한 특전을 내세우며 러시아·중국·동남아 등으로부터 대학원생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올해 석·박사 과정 국내 신입생 모집 결과 정원의 60~70%밖에 못채웠기 때문. 이런 상황에선 이공계의 연구·실험실 기본 인력 조차 충원할 수 없어 연구기반 자체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영남대 대학원은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대,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대 학생 10명을 2학기에 입학시키기로 했다. 등록금 면제, 기숙사 제공, BK21사업단 연구조교 임명, 생활비 지원 등 특전이 제시됐다.

경북대는 베이징대·하얼빈대·필리핀대·하노이대 학생 24명(공과대학원)을 2학기에 입학시키는 등 자연대·농과대 계열 대학원에 모두 41명의 외국 학생을 받기로 했다. 등록금 전액 면제, 건강보험료·기숙사비 학교 부담(5천여만원) 등이 조건이다.

이와 관련해 이상천 영남대 총장은 "대학원 정원 미달로 연구기반이 흔들리고 교수들의 연구 역량이 크게 저하되기 때문"이라며, "지역 대학들의 해외 인지도 탓에 다양한 특전 없이는 유능한 인력 유치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학원들에 대규모 미달 사태가 시작된 것은 작년이다. 'BK(두뇌한국)21' 사업 실시 후 지역 이공계열 대학생 상당수가 서울대·과학기술원·포항공대 등으로 진출했기 때문. 경제위기 탓에 '미취업 도피성 진학'이 크게 준 것도 원인이 됐다. 이에따라 1999년 97.4%나 됐던 경북대 석사 과정 충원률은 올해 81.5%로 떨어졌다. 그 중 인문계열은 59.5%, 이학계열 62.8%, 공학계열 74.5%였다. 영남대 충원률도 올해 64.1%로 낮아졌다. 계명대는 올 전기 48.3%(석사과정)에 불과했다.

박홍배 경북대 교무부처장은 "석사과정 신입생을 1명도 못받는 교수가 생길 정도"라며, "합격하고도 입학은 안하는 학생이 160여명에 이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국 대학원생 유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일부에서는 "오히려 국내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늘리고 취업 지원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