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 이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만든 날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해야 이날 하루나 기억할 뿐 대부분은 잊고 지낸다.
그러나 현재 국내 대부분의 장애인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은 사람들이다. 살다가 각종 사고로 몸을 상한 것. 그렇다면 너나 없이 누구나 장애인이 될 가능성은 늘 안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포항 장애인 종합복지관(해도동)의 활발한 최근 활동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에 다시 귀 기울여 보자.
◇무엇이 가장 힘들까= 포항 복지관이 대구대 특수교육 및 재활과학 연구소에 의뢰해 시내 장애인 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6.1%가 대중교통 수단이 가장 불편하다고 했다. 55.2%는 타고 내리기가 어렵다고 했고, 8.2%는 오래 멈춰 서 주지 않아 어렵다고 했다. 태워주지 않는다는 응답도 무려 19.3%나 됐다.
또 걸어다니는 인도도 불편, 29.8%는 그것이 불안정한 점을, 26.8%는 유도 블록 등이 없는 점을 힘들어 했다. 시중 편의시설과 관련해서는 12.9%가 장애인용 화장실 부족을, 66.2%는 문화시설 불만족을 꼽았다.
장애인들 중 22.6%는 생계 문제를, 19.6%는 건강을, 16.3%는 직업 문제를 현재 당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응답했다. 노후 대책이 충분할리는 더욱 없는 일. 44.5%는 대책이 없어 암담하다, 28.3%는 국가에 기대한다, 19.7%는 친지·형제·자녀에게 의존할 것이라고 했다. 응답자의 60%는 지금 직업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조사를 맡았던 나운환 교수는 "포항 장애인들의 불만이 다른 지역 보다 더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복지관 역할 핵심적= 포항 복지관은 이달 들어서부터 전혀 못움직이는 장애인들을 집으로 찾아 가 물리치료를 해 주고 있다. 중증자는 복지관으로 데려 와 낮시간 동안 보호해 줌으로써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도 한다. 가족들이 길흉사 등으로 바빠졌을 때는 단기간 맡아 준다. 매주 월·수·금요일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영화 상영도 하고 있다. 이 복지관이 운영하는 이같은 프로그램은 무려 30여가지.
복지관의 이같은 모습은 작년 10월에 운영이 포항시에서 '대구 가톨릭 사회복지회'로 넘겨진 뒤 형성된 것. 지금은 자원봉사자도 150여명이나 나와 돕고 있다. 척추를 다친 박병연(64·우창동)씨는 "전에는 한달에 몇번 정도만 복지관에 나왔었으나, 요즘은 매일 출근하다시피 해 치료도 받고 배우기도 한다"고 했다. 25년째 사회복지 일을 하고 있는 탁정자(61) 관장(수녀)은 그러나 "아직도 시설 등 여러가지가 부족해 안타깝다" "체제가 좀 더 잡히면 집에 흩어져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을 더 확대하고 싶다"고 했다.
2천265평 부지에 1997년 개관된 이 복지관은 가톨릭복지회로 운영이 위탁된 뒤 시설을 보강하고 갖가지 새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운영하다, 18일 오후 장애인, 천주교 대구대교구 이문희 대주교, 정장식 포항시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식으로 개관식을 가졌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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