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모는 A, O형, 딸은 AB형?

혈액형이 A형인 어머니와 O형 아버지 사이에 AB형 자녀가 나올 수 있을까?정상적인 경우 자녀의 혈액형은 A형과 O형이어야 하지만 매우 드물게 AB형도 나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명대 동산병원 임상병리과 전동석 교수는 "최근 AB혈액형을 가진 8세 딸과, A형인 어머니와 O형 아버지의 혈액을 채취, 조직적합성(HLA:백혈구 항원)검사를 실시해 친자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한 가족내 ABO혈액형이 일치 하지 않았던 것은 어머니의 혈액형이 혈구형검사와 혈청검사로도 B형 항원이 표현되지 않는 매우 특이한 'cis-AB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is-AB형'의 발견은 이 병원에서 지난 93년 딸을 출산한 김모(39.경북 경산시)씨 부부가 학교에서 실시한 혈액형 검사에서 딸의 혈액형이 AB형으로 나오자, 출산 당시 병원에서 다른 아기와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7일 병원측에 친자확인 검사를 요구해서 나왔다.

'cis-AB형'이란 AB형의 변이된 형태로, 혈액내의 A형 또는 B형 어느 한쪽 항원이 아주 미약해 일반적인 혈액형 검사에서는 A형 또는 B형으로 진단되지만 자식에게는 A형 유전자와 B형 유전자가 같이 유전되는 극히 드문 혈액형이다.

B형 항원이 표현되지 않는 'cis-AB형'이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지난해 서울대 병원에 이어 두번째다. 전 교수는 "그러나 'cis-AB형' 부모에서 태어난 자녀의 혈액형이 A형, O형, AB형으로 모두 다르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A형 혈액형을 가진 자녀 역시 'cis-AB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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