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미녀를 올려야 일을 시작하고 돈을 보내야 일을 추진하니 돈없고 애인없는 사람은 어디에 기댈고…' 경제가 급부상하면서 자본주의의 상징인 '탐관오리'가 판을 치는 중국의 실정을 한탄한 노래 가사이다.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이면서 중국엔 지금 경제호황이란 '빛'과 '부패'라는 '그림자'가 어울어져 공산주의로 철저하게 무장된 '이념'이 허물어져 가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꼬집고 있다.

▲이 탐관오리는 대개 노동영웅, 인민대표대회 대의원 등의 간부로 구린내를 감추고 특히 호색(好色)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중국 검찰원은 밝히고 있다. 또 이들에겐 세가지 두려움증이 있다고 한다. 첫째가 불륜이 들통날까 아내를 겁내고, 숨겨놓은 재산이 털릴까 도둑을 두려워하는 것이 둘째고, 셋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자기가 탐닉해 있는 그 애인을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약점을 꿰뚫고 있기땜에 언제 '꽃뱀'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공포의 최우선 대상은 악질 범죄가 들통나 극형에 처해지는 사형제라 한다. 비록 중국얘기지만 우리의 이른바 사회지도층 또는 유력인사와 지칭되는 일부 '계층'이 하고 있는 짓거리를 빼다박은듯 공유한다 싶은 생각이 든다. 거기나 여기나 일부 사회지도층의 병리현상은 역시 서민들의 개탄대상이고 정부의 골칫거리임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올 7월부터 시행되는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범률'에 의거,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제도가 바로 이 '유력인사들' 때문에 자칫 채 시행도 하기전에 그 취지 자체가 근본적으로 훼손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관보, 시.도 자치단체의 게시판등에 대상자의 이름.직업.죄명 등을 공개해 그 범죄를 줄이겠다는 이 신상공개제도가 심사과정에서 사회지도층이나 유력 인사들은 몽땅 빠져 그야말로 '속없는 찐빵'신세로 전락할 처지라는 것.

▲원조교제 등은 이들 지역유지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주로 저지르는데다 그 행태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그들의 징치가 없으면 그야말로 하나마나이다. 문제는 그들을 공개대상에서 제외시킨게 바로 사회각계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라는데 있다. 이렇게 '가재가 개편이 되고 그 나물에 그밥'이면 우리사회는 정말 희망이 없고 정의가 사라진다. 문제있는 곳마다 끼어들어 말썽인 유력인사라는 어휘자체를우리사회에서 영원히 추방시킬 묘안은 없을까.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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