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왜 요소비료 지원 원했나

북한의 조선적십자회가 19일 요소비료 20만t의 지원을 대한적십자사에 요청한 것은 단일비료 위주의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구조적 원인과 이에 따른 특정 비료 부족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최근 발표한 특별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올해 농사를 위해 최소한 62만t(요소비료 40만t, 복합비료 22만t)의 비료를 필요로 하지만 현재 확보된 비료량은 △유럽연합(EU) 6만t △비정부기구(NGO) 등 1만t △자체 생산 및 수입분 20만t 등 27만t에 불과하다.

남한에서는 질소.인산.칼리 등 비료 3요소 성분을 모두 함유한 복합비료 위주의 화학비료 제조가 이뤄지는 반면 북한에서는 한 가지 성분만을 가진 단일비료 중심으로 화학비료가 생산되고 있어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은 균형적 생산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의 요소비료 생산량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 최대의 비료생산공장인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석유화학계열인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요소비료 생산량만 합치더라도 60만t 가까이 된다.

그렇지만 설비 노후, 낮은 기술 수준, 원료 부족과 전력난 등으로 실제 가동률이 낮아 요소비료 생산량이 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작물 재배에 요소비료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북한에서 비료 생산시설이 노후되고 원료.연료가 충분하지 못해 생산량이 꽤 적은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97년 9월 재일본 조선인총련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는 상당한 요소비료 생산능력을 지녔으나 사회주의시장 붕괴 이후 원료수급 차질로 정상가동을 못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데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9년과 지난해에도 요소비료를 많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의 이러한 요청이 단일비료 생산체제로 돼 있는 구조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지난 99년과 지난해 지원된 35만5천t의 비료도 요소비료와 복합비료로 구성됐었다고 지적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요소비료를 비롯한 질소질 비료에 대해 "식물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나 핵산 등의 질소화합물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모내기 철에는 많은 양의 질소질 비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요소의 경우 식물이 다량으로 흡수하기 때문에 토양 중에 요소가 결핍되기 쉽다고 밝혔다.

현재 남한에서도 모내기철에는 질소.인산.칼리의 비율이 21대 17대 17로 된 복합비료가 쓰이고 있다.

북한의 요청대로 20만t 전량 요소비료가 지원될 경우 이는 벼를 기준으로 볼 때 한해 동안 83만7천㏊(1㏊당 요소비료 실중량 239㎏)에 시비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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