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0일부터 대학별 1학기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작년(학교장 추천 수시모집) 같으면 시행 한달 전쯤부터는 열기가 달아 올랐었다. 그러나 올해는 의외로 고교들이 잠잠하다.
뽑는 인원이 전체 모집정원의 3.1%(1만312명)에 불과,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공연히 수시모집에 응한다고 제출 서류를 만드는 둥 해서 일주일 넘게 공 들이는 것이 공부 리듬만 깨뜨릴 수 있다며 학교들도 크게 권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혀 새로운 제도라며 내놓은 2002학년도 입시의 첫 뚜껑을 연다는 점에서, 수험생은 물론 고 1, 2년생들까지 관심은 놓지 않고 있다.
◇누가 낼 만하나
이번 수시모집에서 뽑는 인원은 학과마다 2, 3명, 많아도 10명 안쪽이다. 대단히 좁은 문. 때문에 서울지역 고교들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중상위권 대학 인기학과 경쟁은 상당히 치열하리라 입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첫 시행이라 빈틈이 있을 것으로 보고 노리는 수험생도 상당수라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경신고 김호원 교감은 "전체적으로는 열기가 거의 없지만 상위권 학생 중 연.고대 인기학과를 염두에 두고 묻는 경우는 더러 있다"고 했다. "조건이 된다면" 전략적으로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하다고도 말했다.
전문가들의 여러 판단을 모아 보면, 이번 수시모집에는 내신 성적이 좋고 자신의 성적 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희망 학과가 있는 수험생들은 지원에 최적격이다. 중위권이라도 모집요강들을 꼼꼼히 살펴 도전할 대학을 찾아 봄직하다.
◇어떻게 대비하나
1학기 수시모집은 올 입시의 전초전 정도로 여기고 부담을 크게 갖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2학기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기회가 또 있으므로, 지원할 경우 학과 선택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합격돼 등록하면 다른 대학에 응시조차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후회 없이 다닐 수 있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이다.대학별 모집 요강이 하나둘 발표되고 있다. 이를 꼼꼼하게 살피는 것은 기본. 작년 요강과 비교,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 지원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인터넷에 더러 자료가 있기도 하지만, 대학에 직접 물어 보는 적극적 자세도 필요하다.
자기 소개서, 수학 계획서 등은 대부분 써야 하므로, 예년의 모범 사례들을 찾아 두는 게 좋다. 가장 중요한 요소 중 일부인 구술.면접도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구술.면접은 지난번 입시에서 이미 중요성이 높아지고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여기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영어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영어로 묻고 답하는 방식이 예상되기 때문. 지원할 대학.학과의 기출 문제를 구해 보는 것도 필수적이다.
대체적으로 인문계는 전공 관련 주제나 시사적 중요 쟁점에 대한 정보 수집.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자연계는 수학.과학, 전공 관련 교과목의 깊이 있는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기본이다.
◇예상되는 부작용
1학기 수시모집과 관련해서는, 여러 부작용이 불거질 것으로 진작부터 점쳐지고 있다. 요강 발표 지연으로 인한 수험생 혼란, 학교측의 대비 부족 등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서울 이외 지방에서는 정보가 더 부족한데다 학교.학원 등에도 의지하기 힘들어,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훨씬 불리하다. 때문에 이번 수시모집에선 수도권 수험생들의 독식과 지방 학생들은 들러리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없잖다.
학급마다 두세명의 학생이 수시모집에 지원할 경우 공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교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 고3 담당 교사는 "1학기 수시모집 합격자는 대학측이 선수학습을 시키든지,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해 맡아 주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 대학에 합격한 학생을 다른 수험 준비생 제쳐 놓고 붙잡고 앉아 지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2학기 가이드라인'될수도
2학기 수시모집 때는 전체 모집정원의 26.8%(9만30명)나 뽑도록 돼 있다. 이를 생각하면 이번 1학기 수시모집은 그 가이드라인이 될 수도 있다. 이때문에 활용할 가치가 수험생들에겐 충분한 것이다.
대학들이 내신성적을 어떻게 반영하고 구술.면접고사를 어떻게 치르는지 꼭 챙겨 봐야 한다. 고교 차원에서 대학별 구술.면접고사 출제 경향을 수집.분석, 대비책을 세워주는 것도 필요하다.
올해 입시는 "정보가 곧 실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대학들의 전형 방법이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얘기이다. 1학기 수시모집에 응하지 않더라도, 여기서 쏟아질 각종 정보에 소홀해서는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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