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이 본 EXCO

"안내책자와 통역 같은 외국인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아쉽습니다".대구가 생긴 이후 가장 많은 외국손님이 몰린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 Daegu) '2001 대구중소기업수출대전'. 그동안 변변한 국제행사 하나 없었던 대구로서는 이날 참가한 외국인 600여명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번 수출대전은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국제행사의 운영능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대부분은 엑스코의 운영에 대해 대체로 만족을 표시했지만 대구가 국제적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행사의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에도 신경을 더 써줄 것을 주문했다.

외국인 바이어들이 가장 불편을 호소한 것은 언어문제. 외국인 바이어들을 위한 중소기업 소개책자는 한글과 영어로만 쓰여 졌고 한글을 먼저 표기, 외국인들이 불편을 느꼈다. 그나마 간략한 회사정보만 실려 있어 실용성이 낮았다. 1층 로비 안내데스크에서 영어를 구사하는 안내원을 잘 찾지못해 외국인들이 쩔쩔 맸고, 오류 투성이의 영문 표기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랍에미리트연방에서 온 바이어 소니(43)씨는 "등록처(Registration)를 Ticket Desk를 표기해 놓아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며 정확한 영어 표기를 요구했다.

엑스코대구엔 모두 5개의 식당이 있지만 테이블이 태부족, 외국인들은 점심을 먹기위해 1, 2시간 기다려야 했다. 메뉴도 외국인들의 식성을 고려하지 않아 불만을 샀다. 멕시코인 가르시아(36)씨는 "먹을 만한 음식도 별로 없고 식당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1층 로비에서 도시락을 먹었다"고 말했다.

호텔과 대구시가 협의해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오전9시, 오후 5시 두차례만 운행한 점도 참가자에게 불편을 주었다. 아랍에미리트연방인 바그완(46)씨는 "전시관에 쉴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한 데 오후5시까지 버스를 기다리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처음 대구를 방문했다는 오스트레일리아인 해리스(38)씨는 "조금만 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다면 각종 국제대회에 외국인들이 많이 참석해 대구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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