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왕따' 당할 위기에 처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18일 중동분쟁과 관련, 대(對) 이스라엘 규탄 결의안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과 맺은 우호적인 제휴협정 파기를 검토하고 나섰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그간 이스라엘의 군사도발에는 관대한 반면 아랍국가에 대해서는 많은 양보를 강요, 형평성 논란을 빚어왔다. 서방국가들의 이러한 '이스라엘 편들기'에는 유대인들을 '피해자'로 보는 역사적 인식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BC 586년 유대왕국 멸망으로 나라를 잃은 유대인들은 기원후 70년 로마 티투스 황제의 탄압으로 세계 각지로 흩어져 이스라엘을 건국(1948년)하기까지 1천800여년간 압박과 설움의 유랑생활을 해왔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동안 나치에 의해 600여만명이 희생당했다. '안네 프랭크의 일기' '쉰들러 리스트' 등을 통해 유대인들은 세계 각지에서 '피해자'로 널리 부각됐다.
그러나 얼마전 이스라엘의 유대교 지도자 오바디아 요세프는 "천벌이 아랍인들의 머리위에 내리고 그들의 씨가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줄 것"을 신에게 기도했다. 마치 유대인 대량학살에 앞장섰던 나치 장교의 광기어린 모습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최근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분쟁에서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돌멩이에 기관총으로 맞서고, 박격포 공격에는 탱크와 헬리콥터를 앞세운 가자지구 초토화 등 무자비한 응징으로 맞섰다. 이에따라 그간 숨진 희생자 470여명 중 이스라엘인은 70여명에 불과한 반면 대부분은 팔레스타인들이었다. 이스라엘 건국과 영토확장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 140여만명은 지금도 유대인이 겪은 아픈 역사처럼 중동 각지에 흩어져 유랑생활을 하고 있다. 중동지역 최대의 군사강국 이스라엘은 더이상 과거 유랑시절 박해받던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다. 국제사회가 이제 그 사실을 깨닫고 있는 걸까?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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