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덩후이(李登輝.78) 전 대만총통에게 입국비자를 발급키로 결정해 군용기 충돌사건, 대(對)대만 이지스함 판매문제, 역사교과서 파문 등과 뒤얽혀 미-중 및 일-중간 외교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양안관계도 경색될 조짐이다.
일본 정부는 20일 밤 리덩후이 전 대만총통에게 방일기간중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단기 입국 비자를 전격 발급,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일본 역사교과서 파문, 중국산 채소류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safeguard) 등 일-중간 현안이 제기된 가운데 이뤄져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중국은 20일 밤 아나미 고레시게(阿南惟茂)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일본의 비자발급 조치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국 외교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일본의 조치로 인해 21세기 일-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에 심대한 손상이 가해졌다"면서 "앞으로 중국은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정부는 천젠(陳健) 주일 중국대사를 소환, 5월로 예정된 리펑(李鵬) 전인대 상임위원장 방일계획 취소 등 보복조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 국무부도 20일 리덩후이 전 총통에게 여행비자를 발급했다고 발표, 군용기 충돌사건을 놓고 협상중인 중국 정부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대만 아메리카연구소가 리 전 총통의 사무실로부터 비자 신청서를 접수, 표준지침에 따라 검토한 뒤 여행 비자를 발급했다"며 "우리는 리 전 총통을 개인으로 간주하며, 개인의 사적 여행은 미국과 대만의 비공식적 관계에서 정상적인 부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미국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군용기 충돌사건에 대한 보복조치로 간주,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리 전 총통은 22일 일본에 도착,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에 머물며 심장질환 치료를 받은 후 26일 대만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미국은 5월초 방문 예정이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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