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정(19·대구 미래대 애니메이션과)양의 '대학공부'는 동료학생들보다 몇배는 더 힘들다.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지체장애인으로서 대학생활을 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해 3월 학교에 들어온 뒤 최양은 한번도 학업을 포기하려 한 적이 없다. 장애인이 대학을 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확인한 지난 1년이기도 했지만 장애인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보람이 적지 않았던 것.
"처음 입학했을 땐 앞이 캄캄했어요. 제가 사용하는 건물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거예요. 솔직히 학교에 계속 다닐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하지만 최양의 걱정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학교측이 강의실로 오르는 계단에 경사로를 마련해주고 강의실을 최소한 적게 옮겨다닐수 있도록 강의실 조정까지 해 준 것. 게다가 동료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최양을 위해 항상 곁에서 도와준다. 이젠 불편하다는 생각보다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걱정이 최양의 머리속을 채우고 있다.
갓난아기때 찾아온 근육위축증으로 학창시절내내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과 함께 특수학교를 다녔던 최양은 비장애인들과 함께 지내는 지금의 대학생활을 통해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곳곳에 걸림돌은 남아 있다. 학교측의 배려로 시설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비장애인들이 생각하는 편의시설 수준과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그것의 격차는 아직도 크다.
가장 불편한 것은 역시 화장실이다. 장애인들이 편히 쓸 만한 화장실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최양은 학교에서 지내는 5~6시간동안 한번도 화장실을 찾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대학에 들어오기전부터 화장실에 최대한 자주 가지 않는 버릇을 들여왔습니다. 이젠 어느정도 몸에 배었다고 할 수 있죠".
최양의 집은 달성군 화원읍. 학교까지는 무려 1시간30분이 걸린다. 대중교통 이용은 꿈도 못 꾸는 만큼 어머니의 고생이 크다. 매일 승용차로 등교를 시켜주고 수업을 마치는 시간까지 기다려 함께 귀가한다.
"훌륭한 애니메이션 작가가 될 겁니다. 항상 함께 해주신 어머니께 멋진 애니메이션 작가의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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