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개속인 '비아그라'

비아그라 열풍이 눈에 띄게 식었다. 소비자들이 비아그라를 정력제가 아닌 치료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데다 의약분업 이후 처방전이 없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대구시 산격동 ㅇ약국은 지난 3월부터 비아그라를 주문하지 않고 있다. 이 약국 김모 약사는 "지난 해엔 한달에 5, 6건의 비아그라 처방이 있었는데, 올들어서는 한 건도 없다"며 "요즘 약국에서는 비아그라가 애물단지"라고 말했다.

대구시 동인동 ㄷ약국도 마찬가지. 지난해말 들여온 비아그라 1통(40알)이 아직 뜯지도 않은 채 그대로 있다.

4월 초에는 대구 중부경찰서 형사들이 비아그라 암거래가 많은 교동시장을 덮쳤지만 밀매 단서조차 잡지 못했다. 중부서 이모 형사는 "지난해만 해도 미국, 동남아를 다녀온 보따리 장사꾼을 통해 불법으로 들어온 비아그라가 한알에 2만~2만5천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다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아그라 수입업체인 (주)한국화이자 한 관계자도 "불법밀매 때문에 판매량이 주는 것으로 보고 지난 3월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비아그라 소비 감소를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반기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한 교수는 "얼마전 비아그라 반 알을 먹고 실신한 30대 남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며 "비아그라의 용도를 잘못 알고 과도하게 복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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