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마늘 협상이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무조건 수입' 쪽으로 타결되자 의성 등 전국 마늘 생산농민들은 "자국 농민을 외면한 굴욕적인 협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농민들은 특히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만든 기금으로 마늘을 수입해 농산물 값 폭락을 부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노하고 있다.
의성농민회와 한농 의성연합회. 의성 농촌지도자회 등 농민단체들은 조만간 외교통상부 등 중앙정부 관련 부처와 중국 대사관을 항의 방문하고, 전국의 산지 농민단체들과 연대해 대규모 시위도 열 계획이다. 김학천(39) 의성농민회 사무국장은 "제주.무안.함평(전남).남해(경남) 등 전국 40만 마늘 생산 농가들이 연대해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 군의회도 임시회가 열리는 오는 30일 중국산 마늘 추가 수입 반대를 결의, 중앙정부 관련 부처와 국회에 뜻을 전하기로 했다. 군의회 하영호 의장은 23일 "정부는 수입 마늘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등 특별 대책을 내 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마늘이 추가 도입될 경우, 국내 마늘값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농민들은 보고 있다. 지난 달 초까지도 kg당 2천원대에 거래되던 산지 마늘가격이 곧바로 25%나 폭락, 1천5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 가격은 작년 마늘 파동 때보다 낮은 것이다.
또 수확을 한두달 앞둔 지금 상인들의 발길마저 끊겨, 의성 등에선 밭떼기 거래조차 없어졌다. 20여일 후면 제주.남해 등에서 난지마늘이 수확되고, 6월 중순쯤이면 의성 등 한지마늘 수확이 시작돼 값 하락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상인들은 보고 있다.
한편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끝난 마늘 협상에서 한국은 신선.저장(초산).냉동 등 형태의 마늘 1만300t을 8월 말까지 도입키로 중국에 양보했다. 그러나 이것은 작년 민간 미수입분이고, 그 외에도 올 연말까지 최소 시장접근(MMA) 물량, 민간 부문 수입량 등 3만2천t을 더 들여 오도록 돼 있다. 여기다 정부가 농안기금으로 작년에 수매한 1만4천t도 창고에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올해 국내 생산 햇마늘 양은 총 45만t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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