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구별 불균형 발전 심각

대구시내 기초자치단체간 불균형 발전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서울의 '강남- 강북' 현상처럼 도시구조의 왜곡화와 주민간 삶의 질적 격차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도시문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교육·복지·환경·공공서비스·인구· 인프라 투자 등의 특정지역 편중과 함께 나머지 지역의 상대적 박탈 및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며 지자체간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과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각 지역간 초·중등 학력편차는 갈수록 심화, 각종 시험에서 수성구 학교들의 성적이 나머지 7개 구·군과 맞먹을 정도로 '학교간 지역간 비평준화'양상으로 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중 2생을 대상으로 '영재교육'을 표방하는 심화학습 교실의 경우 이번 새학기에 선발한 전체 183명 가운데 57%인 102명이 수성구 학생이며, 올해 대구지역 서울대 합격자 450여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0여명이 수성구 고교 출신이다. 이처럼 빗나간 학력차는 지역간 인구이동으로 발전, 수성구가 46만명에 이르고 신흥개발지인 달서구가 60만명에 육박하는 반면 중구와 남구, 서구는 해마다 2~3%씩 감소, 최대 인구편차가 6배에 이를 정도다.

이같은 '맹모삼천'식 인구이동속에 자녀들의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도 급증, 수성구청은 지난해 11월 위장전입자 813명을 적발했으며,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과 인구 차이로 빚어지는 부작용은 주민복지의 차이로 이어져, 중·서구는 주민복지를 위한 투자사업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재정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지역개발 사업예산 또한 '마이너 지자체'인 중구 남구 서구는 각각 212억원, 226억원, 308억원인 반면 '메이저'인 달서구는 703억원, 수성구는 680억원에 이르고 있다.

특정지역 선호현상에 따라 주택보급률(지난해말 기준) 또한 달서구, 수성구의 경우 90.0%, 84.0%에 이르지만 서구, 남구는 69.1%, 72.8%에 불과해, 구에 따라 20%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의 삶도 지역간에 현격한 질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경우 대구시내 전체 병·의원 2천364곳의 37.6%가 수성구 달서구 두 지역에 몰려 있다.

자치구별 근린공원 및 어린이공원 수도 중구 8개, 남구 18개, 서구 21개인 반면 수성구 76개, 달서구 148개에 이르러 구별로 격차가 심하게 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간 차이가 단순한 생활수준의 차이를 넘어 '문화적 분단'으로 고착할 경우 심각한 사회갈등 요인을 발전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 대구시가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대책을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대 박성복(46.지역개발학과)교수는 "각종 사업추진 과정에서 재정형편이 상대적으로 나쁜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대 윤대식(46.지역개발학과)교수는 "대구시가 외곽의 신규 택지개발보다 도심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 균형잡힌 도시계획을 유도해야 한다"며 "도시구조의 왜곡성장은 에너지 다소비, 교통체증 등 갖가지 도시문제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lsh@davai@imaeil.com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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