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른 눈 스님 현각 영주 현정사 주지 취임

"참선 수행하는 도량으로 한국불교의 전통을 지키며, 부처님의 자비와 혜명을 설파하는데 진력을 다 하겠습니다".

'만행-하바드에서 화계사까지' '선의 나침반' 등 베스트셀러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푸른 눈의 현각(玄覺·38.미국인, 속명 폴 뮌젠) 스님이 22일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 어래산에 새로 지어진 현정사(現靜寺) 주지로 취임했다.

이날 현각스님은 설법을 통해 "원래 인간은 하늘.땅.물처럼 살아 왔었다. 그러다 욕심에 따라 집착하다 그같은 마음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사찰.불상.스님.경전 등이 필요하게 됐다. 본래 사찰은 필요 없는 것이다. 세상이 거꾸로 됐을 뿐이다"며 무욕과 집착 없는 삶을 강조했다.

또 "한국인들은 서양의 것을 좇아 가느라고 스스로의 전통·문화·정신은 물론,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차 잊어 버린 것 같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한국 전통문화의 가르침을 고맙게 생각하고 조그만 것까지 배운다. 이 사실을 깊이 새겨보면 앞으로 한국인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며 전통과 자기 정체성 찾기를 강조했다.

현각스님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행정이나 신도 관리를 맡는 주지 일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참선 수련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전통을 새로 볼 수 있도록 하고, 한국불교를 바르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현각스님은 작년 11월초부터 이곳에 머물며 100일 용맹정진을 했던 것을 계기로 이 절의 주지를 맡게됐다.

그동안은 서울 화계사, 계룡산.지리산 기슭의 암자 등을 오가며 수행해 왔었다. 그는 1964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출생, 예일대학에서 철학.문학을 공부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및 미국 하바드 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연구했다. 미국에서 포교 중인 숭산스님 설법을 듣고 1992년 중국 남화사에서 출가했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