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탯줄혈액이 난치병 환자 살립니다

"버려지는 탯줄혈액이 난치병 환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산모들의 인식부족으로 까다로운 골수이식 대신 비(非)혈연 사이에도 이식이 가능한 탯줄혈액이 거의 버려지고 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나오는 탯줄속의 혈액인 제대혈(臍臺血) 안에는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들어 있어 백혈병과 같은 혈액종양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의료 관계자들에 따르면 골수이식을 위해서는 6개의 조직적합항원이 전부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아야 하지만 제대혈은 6개 항원 중 3개 항원이 불일치해도 큰 합병증없이 이식할 수 있어 외국에서 각광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90년대 초반부터 제대혈 은행을 설립했으며 유럽은 1994년 유럽 각지를 연결하는 은행 네트워크를 결성하는 등 제대혈 이식수술이 활발하다.국내서는 대구파티마병원이 이달부터 대구·경북에서는 처음으로 제대혈 은행을 설립,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제대혈 기증은 7건에 그치고 있다.

아기가 태어날 때 본인이 제대혈을 보관했다 백혈병 등 골수이식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자가 제대혈 은행' 보관 요청은 1건도 없다.

전국 5개 제대혈 은행 또한 서울의 한 곳만 2천여건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기증자가 많지 않아 보관 제대혈이 수백여건에 불과하다.

파티마병원 신동건 과장(내과)은 "제대혈은 분만할 때 어떠한 고통이나 위험없이 간단하게 추출되며 기증자의 비용부담의 전혀 없는데도 산모나 아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있다고 오해해 기증을 꺼린다"고 말했다.

제대혈 이식은 지난 1996년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국내서 처음 시도했으나 지금까지 이식 수술은 20여건에 그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매년 골수이식을 필요로 하는 2천여명의 환자가 발생, 현재 골수이식 신청자수가 4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3분의1정도만 조직적합성이 일치하는 골수공여자를 찾을 수 있고 그나마 골수기증 약속자 가운데 거부율이 70%에 달하고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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