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대학 생존전략 고심

역내 대학들이 경영합리화를 통한 생존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경쟁력 없는 부문을 도태시키고 기업식 경영마인드를 도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것.

영남대는 오는 6월 말까지 석달간 경영 컨설팅 전문업체에 의뢰해 행정·교육·예산집행 등 전반에 걸쳐 경영진단을 받기로 했다. 여기에는 교내 각 기관은 물론 특정 학과.교과목에 대한 교육원가 산정작업도 포함된다. 진단을 맡은 '갈렙ABC'의 한윤 대표는 "일반 기업체에나 적용되던 관리회계 시스템 구축을 위한 대학의 경영진단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영남대 이상천 총장은 "진단 결과를 토대로 2학기 전에 대대적인 조직합리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는 이달 초 연구소 9개를 폐쇄한 데 이어 내년에도 실적 없는 연구소 10여개를 추가 폐쇄키로 하고, 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해 5월 초 공청회를 가질 계획이다.

계명대도 교수업적 평가 기준을 강화해 교수간 연봉 차를 확대하고, 현재 일년 단위인 호봉승급 기간을 2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대는 행정분야 전면 팀제, 목표관리 평가제 등을 도입한데 이어, 지난 2월 '행정개혁추진 직원실무위'를 발족시켰다. △아웃소싱 확대 △명예·조기 퇴직 활성화 △전문인력 채용을 위한 개방인사제 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것.

일부 대학은 졸업학점을 140~150점에서 130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2학기에 나눠 각 3학점씩 듣는 전공과목을 5학점 1학기 과목으로 바꾼다는 것. 학생들은 3학점 과목 6~7개를 듣는 대신 5학점 과목 3~4개를 수강해 과목수 부담을 덜고 보다 깊이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아울러 대학의 '고객'인 학생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되고 있다. 대학마다 연간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학생 화장실의 양변기를 좌변식으로 교체하고 있으며, 학생 체형에 맞는 고급형 책·걸상을 들여놓았다.

경북대가 최근 학생회관을 신축한 것을 비롯, 영남대도 낡은 학생회관을 리모델링 최우선 순위로 올려놓았다. 같은 맥락에서 영남대는 24, 25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외래강사를 초빙, 불만처리 기법 등 '친절서비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을 고객으로 보고, 소비자 중심의 '고객만족' 행정 마인드를 갖도록 하자는 것.

지역대 한 관계자는 "어느 조직보다 기득권층 반발이 심한 곳이 바로 대학"이라며, "학사운영 합리화가 단순히 부서이름 바꾸기로 변질돼선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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