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 왜이러나꼬리무는 금융사고와 추문

농협 직원들의 여직원 성폭행 사건에 이어 수천만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어 농협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농협경북지역본부에는 이달 하순 중앙회 구미지점, 금호농협 등 2곳에서만 정규직 직원이 개인 용도로 6천만~7천만원의 돈을 횡령한 사실이 들통나 경찰에 고발되거나 직원이 잠적한 상태다. 지난 2월에도 군위농협 간부가 주식투자 실패에 따른 연체 이자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친인척 이름으로 대출받은 8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특히 농협은 금융사고가 생길 때마다 사고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과 제도적 예방조치를 게을리 한 채 횡령 직원의 인성 문제로만 치부, 금융사고를 자초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 한 금융기관은 올 초 광주에서 은행 돈 횡령사건이 발생하자 지점장들이 주식 투자로 큰 손해를 본 직원들을 가려낸 뒤 현금 취급업무에서 손을 떼도록 해 농협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농협은 작년 연말 대구 인근 지역 한 농협에서 대출과장이 신입 여직원을 성폭행해 구속 당한 뒤 직장내 성 관련 문제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여러차례 공언했다.

그러나 최근 경주의 한 농협에서는 과장급 직원이 회식자리에서 하나로마트 계약직 여직원과 판촉 여직원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추행해 농협중앙회 본부 조사를 받은 뒤 중징계 조치를 당했다. 과장급 직원이 주도하던 회식자리에는 농협 고위 간부도 2차례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농협 주변에는 작년 하반기 농축협 중앙회 통합 이후 농협이 생산자 단체의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면서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져 농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농협 한 관계자는 "농민을 비롯한 국민들이 심각한 경제 위기로 신음하는 마당에 불미스런 사건이 잇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높다"고 말했다.

전계완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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