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개막될 제56차 유엔총회 의장후보로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이 지명됨에 따라 한 장관은 외교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유엔총회의장을 겸임하는 '1인2역'의 바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 장관은 다음달 열릴 유엔 아주그룹회의에서 총회의장 후보로 공식 승인받은뒤 오는 9월11일 제56차 총회 개막시 투표없이 의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리의 유엔총회 의장국 진출에 대해 크게 3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우선 우리의 국제적 위상 제고 및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의 영향력 증대를 꼽고 있다. 지난 91년 유엔에 가입한지 10년만에 189개국 회원국을 대표하는 총회의장직 진출에 성공,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제고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유엔 사무총장이나 안보리의장, 유엔내 각 지역그룹 의장 및 주요 열강과 수시로 협의하는 총회의장에 진출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 기반구축 등 우리의 외교목표를 달성하는데도 유리한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각국 국가원수와 외무장관의 유엔총회 참석기회를 이용해 총회의장으로서 이들과 다양한 접촉을 갖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우리의 외교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 장관이 외교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유엔총회 의장직을 겸임할 경우 남북문제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외교상황을 감안할 때 "외교 사령탑이 국내를 장기간 비우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미국 부시 대통령의 방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일정들이 줄지어 예정돼있고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종료된 이후에는 한반도 주변의 외교흐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지난 99년 나미비아 외무장관이 유엔 총회의장을 역임하면서 1년에 58일간 유엔에 체류했던 만큼 한 장관도 이와 비슷하게 국내를 떠나 유엔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97년 이후 지난해 1번을 제외한 나머지 총회의장을 모두 현직 외무장관이 겸임했고, 유엔에 머물면서 대한민국 외무장관으로서 오히려 적극적인 외교접촉에 나설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외교장관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총회의장을 겸임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무게를 더할 수 있다"면서 "통신 등이 발달돼 있어 해외에 체류한다고 해서 국내 외교업무 지휘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 당국자들은 한 장관이 유엔에 장기 체류하는 것은 9월11일 총회 개막식 이후 각국의 기조연설이 이뤄지는 3주간이며 나머지 기간은 21명의 부의장과 충분히 상의,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1인2역' 수행이 가능한 근거로 내세운다.한편 지난 91년 이후 최근 10년간 유엔총회 의장 역임자 중 5명은 현직 외교장관이었으며, 3명은 주(駐) 유엔대사, 1명은 전 외무장관, 1명은 전 총리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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