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훈련박람회가 채용 규모 빈약,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벗어난 업체·업종, 무성의한 진행 등으로 실질적 고용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을 이용한 수시채용이 보편화한데다 인력은행, 고용안정센터 등을 통한 구인·구직활동과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어 취업박람회가 전시성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6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계명대에서 열린 대구경북취업·훈련박람회. 1만여명의 구직자가 몰려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했지만 참가한 190개 업체들이 현장에서 채용한 인원은 680여명에 그쳤다. 대부분 구직자들은 발품만 팔고 돌아간 셈이다.
참가 업체중 대기업은 3, 4개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기계.전자.컴퓨터 등인 업체당 채용예정도 2~3명에 그쳤다.
구직자 대부분이 대졸자인데도 참가업체들이 제시한 임금은 연봉 1천200만원 이하였으며 상여금을 지급않는 업체들도 많았다. 한 유통업체는 고졸이상 구직자를 모집하면서 상여금 없이 월 60만원을 제시, 구직자들의 빈축을 샀다.
구직자 박모(24.여.대졸.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박람회를 몇바퀴 둘러봐도 끌리는 업체가 없다"며 "차라리 PC방에서 인터넷으로 구인업체를 알아보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생산직 등을 모집하는 일부 업체는 마감시간이 오후 6시인데도 오후 2시쯤 일찌감치 철수해 버렸다.
한 대기업 계열사의 부스앞에는 아침부터 구직자들이 줄을 선 반면 단순생산직 부스는 한산했다. 대졸자 김모(27.대구시 동구 불로동)씨는 "취업난이 워낙 심해 눈높이를 낮췄는데도 마땅히 지원할 업체가 없다"며 "주최측이 좀 더 참가업체와 업종 선정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박람회가 열린 계명대 동산도서관은 장소가 좁아 부스를 배정받은 업체는 90개에 불과했고, 나머지 100개 업체는 행사장 밖 알림판을 통해서 구직 광고를 냈다.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구인.구직자를 직접 연결시켜준다는 점에서 취업박람회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며 "당초 대구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려고 했으나 다른 행사가 예정돼 있어 계명대로 옮겼다"고 해명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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