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먹는 문제'해결 총력 갖가지 음식 개발 보급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북한의 작년 곡물 수확량이 전체 필요량의 3분의 2에 그쳐 4년전의 극심한 기아에 허덕인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으며, 올 식량배급이 5월초에는 잠정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기초식품공장 건설을 비롯해 가금목장과 닭공장, 양어장 조성, 타조사육 등 '먹는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대용 식품을 꾸준히 개발·보급하면서 대중음식의 식단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열대메기, 토끼, 타조고기, 산천어 등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대표적인 예.

최근 북한 소식통들은 평양 시내 열대메기 소비량이 1t에 달하며,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원산지가 이집트인 열대메기는 성장 속도가 한달에 10~20cm에 이르며 잡식성이어서 사료 조달에도 용이하다. 단백질이 부족한 주민들에게 안성맞춤의 식품인 셈이다. 전국 200여개의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열대메기는 찜, 탕, 전 등 60여종의 음식으로 요리되며, 기존 메기보다 살이 연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인기가 높다.

토끼와 염소고기 요리도 인기다. 사료 부족으로 염소, 토끼 등 초식동물 사육을 권장하다 보니 이를 이용한 요리들이 대중음식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뼈를 발라낸 살코기를 양념으로 버무려 불고기처럼 요리한 토끼고기를 많이 찾는다.

최근 북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은 단연 타조고기 요리다. 소 등심에 비교될 만큼 맛이 좋고, 고단백에 저콜레스테롤 건강식품인 타조고기 요리는 올 초부터 청류관, 옥류관, 평양면옥, 련못각 등 평양 시내 주요 음식점에서 새 메뉴로 내놓고 있다. 북한 당국이 타조 사육에 힘쓰는 것은 산간지대의 쓸모없는 초지를 이용할 수 있고, 타조가 병에 강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양강도에서는 고혈압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산천어 요리(마리당 북한돈 25원)가 고급메뉴로 자리잡고 있으며, 평양 숭어국은 예나 지금이나 북한 주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북한의 먹을거리는 최근 증가 추세에 있는 '개인식당'으로 인해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 개인식당은 불법이지만 장마당(농민시장)을 중심으로 개인식당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개인식당들은 지역 특산 음식은 물론 개장국, 국밥, 불고기, 농주들을 내놓고 있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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