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옛 일제시대 군위안부 출신의 한국 할머니들이 26일 일본 문부과학성을 찾아가 내년도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종군위안부' 기술이 축소, 삭제된 데 대해 절규에 가까운 한을 쏟아냈다.
황금주(黃錦周.82), 김은례(金恩禮.76)씨 등 위안부출신 할머니 2명은 이날 오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관계자과 함께 문부성을 방문, 우익교과서의 재검정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했다.
문서전달은 김윤옥(金允玉) 정대협 공동대표가 정중함을 잃지 않고 일본의 새내각 문부상에게 전달해 달라며 후나바시 도오루(船橋徹) 문부성 교과서기획관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나서 황금주 할머니가 끓어오르는 분노와 한을 삭이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부성 관리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너희들 일본이 교과서에 위안부문제를 넣지 않으면 나는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황 할머니는 이어 "일본은 과거 일제시대에 일본국민은 1등 국민, 한국인은 2등 국민, 중국인은 3등 국민으로 가르쳤다"면서 "이제보니 너희들은 4등, 5등 국민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절규했다.
황 할머니는 감정이 고조돼 손으로 책상치고, 자신의 앞에 놓여있던 종이명패함을 내팽개치면서 "내가 91년부터 일본에 와서 10년간 싸웠지만 한번도 나쁜 말을 한적이 없다"며 "하지만 지금 일본을 보니 양심도 없고, 어머니도 없는 나라인 것 같다"고 말하고는 거의 혼절지경에 빠졌다.
옆에 있던 왜소한 체구의 김은례 할머니는 몸이 좋지 않은 듯 "황 할머니 입장과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때 김윤옥 공동대표를 포함한 한국의 시민단체 여성 참가자들은 물론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일본측 여성 중.참의원 4명도 안경을 안으로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쳐냈다.
김윤옥 대표는 "황 할머니가 예의가 없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면서 "여러분들이 얼마나 잘못했기에 나이든 분이 이 지경으로 흥분하겠냐"며 일본 관리들의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관리들은 "매스컴이 이 방에서 나간 다음에 얘기하겠다"며 버텼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던 일본의 의원들은 "공무원이 국민 앞에서 떳떳히 얘기하지 못할 게 뭐 있느냐"고 다그쳤고, 결국 일본관리들은 몇마디 판에 박힌 말을 늘어놓았다.
일본 관리들은 "교과서 검정은 출판사가 집필한 내용에 오류가 있는지, 특별히 편향된 내용은 없는지를 심의할 뿐"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애초부터 실리지 않아 검정대상이 아니었다"고 군색한 해명을 이어갔다.
결국 지난 10년간을 싸워온 황, 김 할머니의 이날 한섞인 절규도 일본 문부성의 두터운 벽에 부딪혀 한국측 대표단 쪽으로 메아리가 돼 되돌아오고 말았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