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러 새 선린관계로

김일철(金鎰喆) 북한 무력부장이 러시아를 방문, 27일 '방위산업 및 군사장비 분야 협력에 관한 협정'과 '2001년 군사 협력에관한 협정' 등 두개 협정을 체결했다방위산업 협정은 정부간 협정이며, 군사협력에 관한 협정은 양측 국방부간 협정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회담 장소와 시간 등이 극히 베일에 가려졌던데다 러시아측 회담 당사자들 역시 극소수 언론을 통해서만 간략히 회담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타르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방위산업 협정'을 체결한 일리야 클레바노프부총리는 이번 협정이 "과거 북한측에 제공됐던 무기들의 현대화에 관한 것"이라고 소개한뒤, "이번 협정은 결코 한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남북한간의 성공적인 대화가 우리의 목표"라고 밝히고, 앞으로 북·러 관계에서는 "에너지 분야의 현대화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에 연계되는 새로운 수송망 건설을 비롯한 민간 사업분야에 주된 관심이 부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클레바노프 부총리에 이어 김 무력부장을 만난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2001년 군사협력 협정'을 체결한뒤, 북·러 두나라간의 역사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하면서, "두나라간 대화는 질적으로 새로운 선린관계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과시했다.

북·러 두나라간 대화가 얼마나 '질적으로 새로운 선린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는 이바노프 장관의 간단한 지적만으로는 가늠키 어렵다.

북한측은 그동안 러시아에 탱크, 전투기를 비롯한 첨단 군사장비와 원유의 원활한 공급 등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을 감안해 러시아 입장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클레바노프 부총리가 이번 협정은 "결코 한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어쨌든 북한이나 러시아 모두가 상당히 어려운 문제를 놓고 씨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며, 북한측이 이번 회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속한 시일내 러시아 방문 성사 여부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법도 하다.

한편 러시아의 군사 전문 통신인 AVN은 김 무력부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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