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MBC 탤런트 공채에 합격하고도 부모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던 주부 조모(39.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 지난해 9월 용기를 내 대구에 있는 한 연기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조씨는 "학원에서 나이가 너무 많다고 손을 내저었지만, 조르고 졸라 결국은 두달간 연기수업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경대 연극영화방송학과 01학번인 주부 이모(38.대구시 동구 신천동)씨에게는 지난 99년 유명방송인으로 부상한 주부 안문현씨가 우상. 이씨는 대학에서 연기를 가다듬고 주부 리포터로 '활약'하며 경험을 쌓은 뒤 서울로 진출한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아무도 저를 30대 후반의 아줌마로 안 봐요. 저와 비슷한 안문현씨도 떴는데 저라고 못 하겠어요" 이씨는 매일 100여장의 대본을 외우며 '자기 암시'를 걸고 있다.
지난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신바람 이박사'의 대를 잇겠다고 나선 송모(42.대구시 서구 평리동)씨. "이박사보다 내가 더 신나게 노래를 한다고 주위에서 칭찬이 많습니다. 근사한 음반하나 내려고 가요학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송씨는 고교시절 로커로 이름을 날렸던 기분을 되살리며 '트로트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뒤늦게 연예계 스타를 꿈꾸는 중년층이 늘고 있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국방송연극영화예술원의 경우 최근들어 중년들의 등록 문의전화가 한달 5건꼴에 이르고 있다.
대구에선 처음으로 연예인 매니저로 등록한 최인수(35.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는 "요즘 연예인을 꿈꾸는 중년층의 오디션을 보느라 눈코 뜰새 없다. 지난해부터 오디션을 요청하는 중년들의 전화가 한달 100통 이상 걸려 온다"고 말했다.
대경대 연극영화방송학과 장진호 교수는 "지난해부터 중년 학생들이 늘어 현재 10여명이나 된다"며 "중년층의 '스타되기 열풍'은 어릴 적 꿈을 뒤늦게나마 이루겠다는 생각과 생활에 변화를 갖고 싶어하는 바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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